"부담 갖지 말고 그저 제 실력대로만…"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11일 오전 전남광주 서구 무각사.
바깥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는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가 기세를 부렸고, 법당 안 또한 자녀의 밝은 앞날을 기원하는 학부모들의 뜨거운 염원으로 가득 찼다.
무각사를 찾은 학부모들은 저마다 방석을 깔고 앉아 고요히 마음을 가다듬었다. 방석 옆에는 자녀의 증명사진과 이름이 적힌 기도문이 정성스레 놓였다. 몇몇 학부모는 자녀의 사진을 연신 어루만졌다.
스님의 장엄한 목탁 소리와 독경이 법당에 울려 퍼지자 학부모들은 일제히 일어서 합장했다.
손에 쥔 염주를 손가락으로 하나씩 넘기며 절을 올리는 어머니들의 이마와 콧등에는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손수건으로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내면서도, 자녀의 이름을 새긴 기도문 위로 모아쥔 주름진 두 손의 합장은 한 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절을 올릴 때마다 학부모들의 시선은 바닥에 놓인 자녀의 앳된 얼굴 사진과 기도문으로 향했다. 머리가 바닥에 닿는 순간마다 감은 눈꺼풀 떨림 사이로 자녀의 이름을 나지막이 입속으로 되뇌는 소리가 법당 안에 낮게 울려 퍼졌다.
자녀가 겪고 있을 중압감을 풀어주려는 듯 어머니들의 표정에는 단단한 결기와 절절함이 교차했다.
재수생 아들을 둔 김모(51·여)씨는 "작년에 이어 다시 도전하는 아들이 유난히 길고 뜨거운 이번 여름 더위에 지치진 않을까 늘 마음을 졸이고 있다"며 "남은 100일 동안 그저 몸 건강히 당황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3 수험생 딸을 둔 이모(47·여)씨도 "독서실에서 밤늦게 들어오는 아이에게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게 따뜻한 밥 한 끼 챙겨주는 것과 기도밖에 없어 미안할 따름"이라며 "아이가 지금까지 흘린 피와 땀, 노력이 꼭 정직한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뒤에서 끝까지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무각사에서는 11월19일 수능 당일까지 수험생들의 무사안녕과 합격을 기원하는 '대학입시 수능 백일기도'를 이어간다.
<뉴시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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