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마련된 청년미래적금에 200만명 이상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실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적격자는 10명 중 6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2차 신청을 추진하며 불씨 살리기에 나섰지만 당초 기대했던 분위기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마찬가지로 목돈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로 선보인 또 다른 정책상품인 ‘국민참여성장펀드’에도 청년 가입 비중이 10%대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4, 5월 국내 증시로 돌아왔던 서학개미들이 6월 다시 해외주식 순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2차 신청으로 예상치 채울까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미래적금 1차 신청자 234만명 중 심사를 통과해 실제 계좌 개설 자격을 얻은 적격자는 약 150만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6월22일부터 7월3일까지 가입 신청을 받은 뒤 자격 심사를 거쳐 이달 7일까지 계좌 개설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적격자 규모는 당초 정부가 가입할 것으로 예상했던 320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청년미래적금은 정부 기여금과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 등을 합쳐 1인당 약 450만원 수준의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구조로 짜여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청년도약계좌 가입자의 갈아타기 수요까지 더해지며 가입 희망자가 대거 몰렸다. 하지만 소득 같은 자격심사를 거치며 최종 문턱을 넘은 적격자 수가 줄어들며, 실제 가입 규모는 당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 적격자 150만명 전원이 계좌를 개설한다고 가정해도 전체 대상자(550만명)를 고려해 넉넉하게 편성했던 7400억원 예산 중 상당 부분이 남게 될 전망이다.
이처럼 신청자와 실제 적격자 수 사이에 큰 격차가 발생한 것을 두고 통상적인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 때도 소득 등 심사를 거치며 실제 통과자가 많지는 않았다”며 “가입 신청이 간단해 일단 신청한 인원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통상적인 수준의 탈락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12월로 예정됐던 2차 신청 시기는 9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통상 2차 신청은 1차 때보다 흥행이 저조한 편이지만, 최근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청년들이 더 많이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청년층 외면한 국민참여성장펀드
자산 형성을 돕겠다는 취지로 내놓은 또 다른 정책 상품인 ‘국민참여성장펀드’ 역시 청년들의 호응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6월 출시된 6000억원 규모의 1차 펀드는 판매 종료일인 6월11일 ‘완판’했으나, 정책 타깃 중 하나인 청년층의 참여는 저조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차 펀드의 20·30대 청년층 가입자는 5852명에 그쳤다. 가입 금액 역시 802억2000만원으로 전체의 13.39%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50대 가입자는 1만173명으로 전체 가입자(3만38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고, 가입 금액 또한 2316억1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증권사 집계 기준으로 60대 이상의 1인당 평균 투자액은 2730만원을 웃돌아 20대(1480만원)를 크게 앞질렀다. 청년층의 가입이 이처럼 저조했던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투자 여력이 부족한 데다 5년이라는 긴 만기 구조 탓에 중도 환매가 제한된 점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청년층 유입을 독려하고자 오는 9월 새롭게 선보일 6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부터 서민형 배정 비중을 기존 20%에서 50%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서학개미는 다시 국장 떠나
국내 증시 활황세에 해외주식을 10분기 만에 순매도했던 ‘서학개미’들이 6월 들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 영향으로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자 다시 ‘국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국제수지에서 개인투자자 등 비금융기업 등의 해외주식 투자는 5억2570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순매도는 2023년 4분기(-14억7260만달러) 이후 10분기 만이다.
4∼5월은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시기였다. 정부가 환율 안정 방안으로 도입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3월23일 출시됐고, 고환율로 인해 신규투자 부담이 커진 점도 서학개미의 국장 유턴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3월 미국 주식 순매수를 이어가던 개인투자자는 4월 순매도로 전환해 4억6890만달러를 팔았다. 5월에는 순매도 규모(-9억3980만달러)가 배로 늘었다.
분위기는 6월부터 달라졌다. 개인투자자들은 다시 매수 우위(6억3300만달러)로 돌아섰고, 7월(46억4240만달러)에 이어 이달 7일까지도 6억910만달러를 사들였다. 6월도 코스피가 상승하던 시기였으나, 주가 변동성이 투자자들의 눈을 다시 미국 증시로 돌리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전망에 따라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5월27일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증폭시키자 투자자들이 국장을 떠났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달 30일(86.18포인트)과 비교하면 7거래일 만에 16.63포인트(19.30%) 내렸다. 정부가 서학개미들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위해 내놓은 정책이 오히려 이들의 국장 탈출을 독려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점도 해외 투자를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RIA 계좌 잔고 감소에서도 드러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RIA 계좌 잔고는 2조1214억원으로 전월 대비 5268억원이 순유출됐다. 제도 시행 이후 잔고가 순유출로 돌아선 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국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미장으로 향하는 흐름”이라며 “특별한 반전이 없다면 안전한 수익을 원하는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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