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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풀어도 착공까지 첩첩산중… 후속절차 단축이 관건 [李정부 주택공급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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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s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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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삽’ 언제 뜨느냐에 성패

신규택지 지구 지정·보상 등
실제 착공에 상당 기간 소요
공공주택지구 방식 활용해
행정절차 최대한 단축 검토

MB 땐 1년여 만에 착공 사례
전문가 “당시와는 여건 달라
보상 갈등·외부 협의 등 변수”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주택공급 대책에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활용한 신규 주택공급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그린벨트를 풀더라도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공급 물량을 추가로 제시하는 것을 넘어 사업 절차를 얼마나 단축해 실제 ‘첫 삽’으로 연결하느냐가 이번 대책의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일대, 송파구 방이동 등 강남권 그린벨트가 신규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 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서울의 가용 택지가 부족한 만큼 정부 안팎에서는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공급확대 어디까지… 정부가 조만간 발표하는 주택 공급대책에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양평동과 구로·금천 일대, 성동구 성수동 등 준공업지역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0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층빌딩에서 바라본 문래동 일대.뉴스1
공급확대 어디까지… 정부가 조만간 발표하는 주택 공급대책에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양평동과 구로·금천 일대, 성동구 성수동 등 준공업지역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0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층빌딩에서 바라본 문래동 일대.뉴스1

더불어민주당 주택시장안정화태스크포스(TF)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난 공급대책 때도 서울에서 가능한 지역을 상당 부분 검토했다”며 “추가 공급지가 나와도 과거 거론됐지만 당시에 빠졌던 지역들이 다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후보지 발표 이후다. 신규 택지는 지구 지정과 개발계획 수립, 토지 보상 등을 거쳐야 해 후보지 발표가 곧바로 주택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공공주택지구 방식을 활용해 그린벨트 해제와 택지 개발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최대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사업자의 제안을 받아 지구를 지정하고 지구계획을 승인하면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 결정도 이뤄진 것으로 본다. 서울시가 별도로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주도하지 않더라도 중앙정부가 공공주택지구 사업을 직접 추진할 수 있는 구조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6월 국가가 추진하는 공공주택지구의 그린벨트 해제 면적을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 지방자치단체별 해제 가능 총량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도 손질했다. 총량 예외가 적용되면 서울에 배정된 기존 그린벨트 해제 한도를 소진하지 않고도 국토부 주도로 추가 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 등에 걸리는 행정 시간을 줄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과거 이명박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사업에서는 지구 지정 이후 1년여 만에 착공까지 이어진 사례가 있다. 서울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는 2009년 6월 지구 지정 이후 2010년 8월 대지조성공사에 들어가 약 15개월이 걸렸다. 서초지구도 2009년 6월 지정된 뒤 이듬해 7월 공사에 착수해 약 13개월이 소요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는 당시와 같은 속도로 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 행정절차는 공공주택특별법상 특례 등을 활용해 단축할 여지가 있지만, 토지 보상과 이주, 문화재 조사 등은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기간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강민규 서울시립대 교수(도시행정학과)는 “지구 지정이나 지구계획 등 행정절차는 법적 특례를 통해 단축할 수 있지만 실제 착공 시점을 결정짓는 핵심 병목은 보상 갈등이나 외부 협의 변수”라며 “보상 일정을 고려하면 과거처럼 지구 지정 이후 13∼15개월 만에 대지조성공사에 들어가는 것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보다 복잡해진 토지 여건도 변수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계획학)는 “지금 신규 택지로 거론되는 땅들은 기존 시가지와 인접해 있어 그동안 소유권 변동도 많았고 지장물도 많아 과거보다 갈등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미 발표한 사업의 후속 절차를 얼마나 앞당기느냐도 이번 공급대책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1·29 공급대책에 포함된 태릉 골프장(CC)과 과천 경마장·옛 국군방첩사령부 부지 등에 대해서도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지만, 총량 예외가 적용되더라도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승인, 각종 영향평가와 토지 보상 등을 거쳐야 한다. 태릉CC는 공공주택 6800호 공급이 계획돼 있지만 세계유산영향평가와 공공주택지구 지정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과천 경마장과 옛 방첩사 부지 역시 9800호 공급이 예정돼 있으나 경마장 이전과 교통대책 등을 둘러싼 지역사회와의 협의가 변수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대규모 주택공급이 빠르게 이뤄졌던 시기에는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사업을 추진했다”며 “인허가 절차도 사업을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만큼 결국 정부의 의지와 집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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