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마다 선호하는 사람 달라…체취·피부 미생물 차이 영향”
같은 장소에 있어도 유독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 있다. 사람마다 다른 체취와 피부 미생물의 조합이 모기를 끌어들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데, 어떤 사람을 선호하는지는 모기 종마다 달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모든 모기에게 공통적으로 매력적인 이른바 ‘모기 자석’ 같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FIU)와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진은 10일 과학 저널 ‘i사이언스(iScience)’에서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 남부집모기(Culex quinquefasciatus) 등 질병을 매개할 수 있는 모기 3종이 사람마다 얼마나 다르게 끌리는지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는 뎅기·지카·황열을 일으키는 플라비바이러스를, 빨간집모기는 웨스트나일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모기는 이산화탄소(CO₂), 체취, 시각적 단서, 습도, 체온 등 여러 감각 정보를 종합해 흡혈할 숙주를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람의 체취는 1000종이 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의 복잡한 조합으로 이뤄져 있어 사람마다 차이가 난다.
연구진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남성 61명과 여성 58명 등 119명을 대상으로 ‘통합형 후각측정장치’를 이용해 세 종류의 모기가 각각 어떤 사람의 체취에 끌리는지를 비교했다.
그 결과 세 종류의 모기가 동일한 사람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는 사람별 유인도에서 어느 정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지만 그 정도는 크지 않았다. 반면 이집트숲모기와 남부집모기, 흰줄숲모기와 남부집모기 사이에서는 사람별 유인도에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한 모기 종이 선호하는 사람이 다른 모기 종에서도 반드시 선호되는 것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사람마다 다른 체취와 피부 미생물의 조합에서 비롯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사람의 체취는 피부에 존재하는 미생물이 피부 분비물을 분해하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화학물질의 영향을 받는다. 연구진이 참가자들의 체취와 피부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모기 종마다 유인도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세균 분류군과 냄새의 특징이 서로 달랐다.
모기 종별로 선호와 관련된 화학물질도 달랐다.
이집트숲모기와 남부집모기는 ‘고리형 알코올’과 ‘모노테르펜’ 같은 냄새가 적거나 없는 사람에게 더 끌리는 경향을 보인 반면, 흰줄숲모기는 ‘케톤류’가 존재하는 체취와 더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일부 확인됐다.
이집트숲모기와 남부집모기는 ‘고리형 알코올’과 ‘모노테르펜’ 등의 냄새가 적거나 없는 사람에게 더 끌리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흰줄숲모기는 케톤류가 존재하는 체취와 더 높은 유인도를 보였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일부 확인됐다.
이집트숲모기는 여성 참가자보다 남성 참가자에게 조금 더 끌리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흰줄숲모기와 남부집모기에서는 뚜렷한 성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모기 종마다 사람을 찾아내는 후각 체계가 서로 다르게 진화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라는 현상을 단순한 개인차로 보는 데서 나아가, 어떤 모기 종이냐에 따라 사람의 체취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선호하는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모기 종별로 선호하는 체취와 피부 미생물의 특징을 파악하면 향후 모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거나 모기를 유인·포획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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