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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중남미 순방에서 빠진 멕시코, 정부·교계 모두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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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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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인구, 브라질 이어 두 번째로 많아
우루과이·아르헨·페루 3개국만 찾는 교황
바티칸 “2016년 당시 교황 멕시코 방문”

오는 11월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이후 처음 중남미의 우루과이·아르헨티나·페루 3개국을 순방할 예정인 가운데 여기에서 제외된 멕시코 정부와 가톨릭 교계가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멕시코는 국민 가운데 가톨릭 신자 수가 브라질 다음으로 많은 나라다.

레오 14세 교황이 9일(현지시간) 일요일을 맞아 바티칸 광장에 모여든 가톨릭 신자과 여행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교황은 오는 11월 즉위 후 처음 남미 순방에 나서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페루를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9일(현지시간) 일요일을 맞아 바티칸 광장에 모여든 가톨릭 신자과 여행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교황은 오는 11월 즉위 후 처음 남미 순방에 나서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페루를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중남미 지역 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멕시코를 방문한 바티칸 교황청의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만났다. 이는 교황청이 멕시코가 빠진 남미 3개국 순방 계획을 발표한 바로 그날이었다. 교황청의 국무원장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무총리에 해당하며, 바티칸에서 교황에 이은 ‘2인자’로 통한다.

 

세인바움 대통령은 교황의 중남미 순방 때 멕시코도 포함시켜줄 것을 간절히 요청했다. 멕시코는 지난 2025년 5월 레오 14세가 즉위한 직후 셰인바움 대통령 명의 초청장을 교황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에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이 멕시코를 직접 방문하고자 하는 강한 개인적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남미 순방 일정의 변경에는 난색을 표했다.

 

바티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1987년, 우루과이는 1988년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1978∼2005년 재위)의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벌써 40년 가까이 교황의 발길이 닿은 적 없는 만큼 이번에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페루의 경우 레오 14세와의 각별한 인연 때문에 순방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20년 넘게 페루에서 선교사, 주교(교구장) 등으로 사목(司牧)을 했고 페루 시민권도 갖고 있다. 교황 스스로 페루 방문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바티칸 교황청의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멕시코 대통령실 제공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바티칸 교황청의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멕시코 대통령실 제공

반면 멕시코는 10년 전인 2016년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2013∼2025년 재위)을 맞아들인 경험이 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프란치스코가 레오 14세의 전임자라는 점을 들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찾지 않은 나라들부터 먼저 방문하겠다는 것이 현 교황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멕시코 언론은 ‘프란치스코가 2018년 페루에서 4일간 머물렀다’는 외신 보도를 근거로 불만을 드러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찾지 않은 나라들이 우선’이란 파롤린 국무원장의 설명은 논거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결국 셰인바움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으로부터 교황의 멕시코 방문 일정에 관한 확답을 얻어내지 못했다. 멕시코는 2027년 상반기 연방의회 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선거철 교황의 멕시코 방문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그렇게 되면 정치적으로 매우 어색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교황이 멕시코를 찾는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2027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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