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전 기회” vs “퇴사 유인”…청년 실업급여 확대 놓고 엇갈린 시선
청년 재도전 취지지만 ‘퇴사 후 수당’ 인식 우려도
정부가 35세 미만 청년의 자발적 퇴사에도 구직급여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진퇴사 청년 3명 중 2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청년의 재도전을 돕겠다는 취지지만, 자진퇴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낮춰 조기 이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기준 35세 미만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자는 19만229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가 14만53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업장 이전·근로조건 변동·임금체불 등에 따른 자진퇴사’도 1085명으로 나타났다. 두 유형을 합친 자진퇴사자는 14만6418명으로 전체 상실자의 76.1%를 차지했다.
자진퇴사자의 근속기간을 보면 1년 미만이 9만7437명으로 66.5%에 달했다. 35세 미만 자진퇴사자 3명 중 2명이 입사 1년 안에 회사를 떠난 셈이다.
1~3년 근속자는 3만5757명(24.4%)이었다. 1년 미만과 합쳐 3년 미만 근속자는 13만3194명으로 전체의 91.0%에 달했다. 3~5년은 9463명(6.5%), 5년 이상은 3761명(2.6%)에 그쳤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조기 퇴사 비중이 높았다. 개인사정에 따른 자진퇴사자만 보면 20~24세는 3만4177명 가운데 80.1%인 2만7388명이 근속 1년을 채우지 못했다. 25~29세는 5만6038명 중 3만5576명(63.5%), 30~34세는 4만5976명 중 2만5386명(55.2%)이 1년 미만 근속 후 퇴사했다.
현재 고용보험 구직급여는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이직자에게 지급된다. 자발적으로 퇴사했더라도 임금체불이나 근로조건 저하 등 정당한 이직 사유가 인정되면 수급할 수 있지만, 단순 개인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둔 경우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일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뒤 자발적으로 이직한 경우 생애 한 차례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 일자리에서 직무나 근로조건이 맞지 않는 청년이 생계 부담 때문에 퇴사를 미루지 않도록 하고, 다른 일자리로 이동하거나 경력을 재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최소 근속기간과 지급액·기간 등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비자발적 이직자와는 다른 지급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급 수준으로는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약 1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문제는 제도가 실제 퇴사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첫 직장 미스매치를 완화하고 재도전을 지원한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지급 요건을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청년들이 처음 직장을 선택할 때 기업이나 직무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직무가 맞지 않더라도 생계 때문에 그만두기 어려운 청년에게 적합한 일자리로 이동할 시간을 확보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급요건이 느슨하면 실업급여가 퇴사 후 받을 수 있는 ‘수당’처럼 인식될 수 있다”며 “단기간 근무한 뒤 퇴사하거나 급여를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백기간을 만드는 행위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최소 근속기간과 지급 수준 등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 부담도 변수다. 2025 회계연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은 지난해 59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연말 적립금은 7조8003억원이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은 796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구직급여 등이 지출되는 실업급여 계정의 실질 적립금은 5조9933억원 적자 상태다.
자발적 퇴사자를 기존 실업급여 체계 안에서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직장 미스매치로 스스로 퇴사해 다시 구직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해고나 폐업처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전통적인 실업 위험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이를 고용보험에서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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