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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분리, 피해자 부담 줄일 대안 찾아야 [알아야 보이는 법(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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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10월2일부터 검찰청은 공소청으로 바뀌고, 모든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맡는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명분에는 오랜 논쟁의 역사가 있다. 다만 제도가 바뀔 때 그 비용을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치르는 이는 대개 범죄 피해자다.

 

먼저 고소장을 어디에 낼지부터 피해자의 몫이 된다. 경찰은 모든 범죄를 수사할 수 있지만,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 등 6대 범죄는 중수청이, 고위공직자 범죄는 공수처가 각각 우선권을 가진다. 전세보증금을 떼인 피해자를 예로 들어보자. 단순 사기인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이 적용되는 경제범죄인지에 따라 접수처가 달라지고, 잘못 내면 이첩으로 입건이 몇 달 밀린다. 수사 도중 추가 범죄가 드러나 특경가법이 적용되면 다시 이첩될 수도 있다. 피해자나 피의자가 여럿이면 여러 기관이 따로 수사하기도 한다. 그 사이 가해자는 재산을 빼돌리거나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

 

사건이 기관 사이를 오가는 시간이 길어진다. 검사는 증거가 부족해도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에 돌려보내야 한다.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승인 시 2개월 내 완료해야 하지만 보완수사 요구의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지난 6월 기준 한 달 안에 보완수사를 마치는 비율은 27.9%에 그쳤다. 부실한 보완수사와 재요구가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검찰과 경찰 간 의견이 충돌할 때 이를 최종적으로 해결할 수단이 없다. 지분이 같은 동업자 사이의 분쟁처럼 의견이 갈리거나 서로 만족하지 못하면 풀 방법이 없는 셈이다. 필자에게도 고소한 지 4년 넘게 검찰과 경찰을 오가는 사건이 있는데, 이제는 공소시효 만료를 걱정할 지경이다.

 

경찰이 불송치하면 되돌릴 통로가 좁다. 고소인은 3개월 내 이의 신청을 해야 검사가 사건을 넘겨받는데, 이 기간을 놓치면 그대로 종결된다. 검사는 재수사 요구만 할 수 있어 경찰이 다시 불송치하면 보완 요구만 반복된다. 고발인은 대통령령이 정한 범죄에 해당해야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해 의견과 자료를 낼 수 있으나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 검사 단계에서 부족한 수사 부분을 메우는 길이 사실상 막힌 것이다.

 

경찰이 민사소송처럼 양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놓고 송치 여부를 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고소장과 의견서에 담긴 죄명과 증거의 수준이 사건 처리의 운명을 거의 결정한다. 그래서 법률적 조언은 냉정할 수밖에 없다. 피해를 봤다면 고소장을 쓰기 전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고, 직접 냈더라도 이후 진행은 변호사를 통하는 것이 좋다. 관할을 정하고, 적용 법조를 구성하며, 계좌내역·통신기록·폐쇄회로(CC)TV처럼 사라질 자료의 보전과 수집을 요청하고, 이의 신청과 항고 기한을 관리하는 일이 피해자의 권한이자 책임이 된 탓이다.

 

민사소송으로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여 경찰에 제출하는 일도 이미 일상화되었다. 국가가 하던 일을 민사소송 당사자처럼 피해자가 해야 하는 셈이다. 시행까지 남은 두 달 동안 피해자 보호장치가 보완되기를 바란다. 그전까지 스스로 지키는 방법은 제대로 준비하는 것뿐이다.

 

김경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kyungsoo.kim@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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