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줄었는데 베팅액은 늘었다…이용객 감소·평균 베팅액 증가 ‘엇박자’
2025년 사행산업 총매출 26조273억원…전년 대비 2.9%↑
복권·체육진흥투표권 기금 5조822억원…전체 기금의 88.4% 차지
사람은 줄었는데 돈은 더 썼다. 지난해 경마장을 찾은 사람은 1년 새 9.9% 감소했지만, 1인당 평균 베팅액은 10.3% 증가했다. 경정은 더 극단적이다. 입장객이 20.1% 급감하는 동안 1인당 평균 베팅액은 21.8% 뛰었다. 이용객 감소와 베팅액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10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발간한 ‘2025년도 사행산업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마 입장객은 856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9.9% 줄었다. 반면 1인당 평균 베팅액은 75만원으로 10.3% 늘었다. 경마장을 찾는 사람은 감소했지만, 입장객 1명당 환산되는 평균 베팅액은 오히려 커졌다.
경정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지난해 입장객은 90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20.1% 감소했다. 그런데 1인당 평균 베팅액은 67만원으로 21.8% 증가했다. 이용객이 5명 중 1명꼴로 줄어드는 동안 평균 베팅액은 5분의 1 이상 늘어난 셈이다.
경륜도 방향은 같았다. 지난해 입장객은 236만2000명으로 집계됐고 1인당 평균 베팅액은 65만원으로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경마·경륜·경정 세 종목 모두에서 입장객 감소와 평균 베팅액 증가가 나타났다.
오프라인 사행산업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흐름은 비슷했다. 지난해 입장객은 1820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3% 감소했지만, 1인당 평균 베팅액은 68만원으로 6.3% 증가했다. 현장을 찾는 사람은 줄었지만 입장객 1명당 환산되는 매출 규모는 커진 것이다.
다만 모든 업종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카지노업 입장객은 전년보다 12.3% 증가했다. 강원랜드 입장객은 4.5%,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18.7% 늘었다. 소싸움 경기 입장객도 2.8% 증가했다. 경마·경륜·경정의 입장객 감소와는 정반대 흐름이다.
1인당 평균 베팅액에서도 업종별 차이가 뚜렷했다. 경마는 75만원, 경정은 67만원으로 각각 10.3%, 21.8% 증가했다. 경륜은 65만원으로 7.1% 늘었다. 반면 소싸움 경기는 6만3000원으로 18.2% 감소했다. 입장객 수와 평균 베팅액 모두 업종별 온도 차가 나타난 셈이다.
사람의 숫자와 돈의 흐름이 엇갈리는 가운데 사행산업 전체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국내 사행산업 총매출액은 26조273억원으로 전년 25조3023억원보다 2.9% 증가했다.
총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복권으로 7조6589억원, 전체의 29.4%였다. 경마는 6조4240억원으로 24.7%를 차지했고 체육진흥투표권 6조828억원(23.4%), 카지노업 3조6955억원(14.2%)이 뒤를 이었다.
경마만 놓고 보면 시장에서 움직이는 돈의 규모가 더욱 선명해진다. 지난해 경마 총매출은 6조4240억원이었으며, 환급금을 뺀 순매출은 1조7214억원이었다. 경륜은 총매출 1조5358억원, 순매출 4292억원이었고 경정은 총매출 6050억원, 순매출 1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세 종목의 총매출을 합치면 8조5648억원이다.
사행산업에서 움직인 돈은 사업자 매출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난해 사행사업체가 낸 조세는 2조307억원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기금 조성액은 5조7481억원으로 전년보다 0.6% 감소했지만 여전히 5조원대를 유지했다. 여기에 중독예방치유 부담금으로 257억3500만원이 조성돼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조세만 따져보면 경마의 비중이 특히 컸다. 경마에서 걷힌 조세는 국세 3531억원과 지방세 9015억원을 합쳐 1조2546억원이었다. 경마 순매출 1조7214억원과 비교하면 조세 기여율은 72.9%에 달한다. 경륜은 조세 2713억원, 경정은 1040억원이었다. 카지노업은 강원랜드 2486억원, 외국인 전용 카지노 1476억원의 조세를 냈다.
기금으로 눈을 돌리면 복권과 체육진흥투표권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복권에서 조성된 기금은 3조2794억원으로 전체 기금 5조7481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체육진흥투표권도 1조8028억원을 조성했다. 두 사업에서 나온 기금만 5조822억원으로 전체 기금의 약 88.4%를 차지했다. 경마 기금은 3547억원, 경륜 370억원, 경정 430억원이었다.
이용객은 줄었지만 사행산업에서 움직이는 돈의 규모는 커졌다. 특히 경마·경륜·경정에서는 이용객 감소와 1인당 평균 베팅액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 사행산업의 흐름이 단순히 이용객 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사감위가 집계한 ‘1인당 평균 베팅액’은 카지노·경마·경륜·경정·소싸움 경기의 총매출액을 입장객 수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특정 개인이 실제로 해당 금액을 베팅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이용객 수의 증감과 함께 비교하면, 이용객 감소에도 입장객 1명당 환산되는 매출 규모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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