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내 장기수 넘쳐나고, 노인 생계형 잡범도 늘어
재복역 인원도 9년 만에 3.5배… 늙어가는 교도소 비상
교도소가 늙어가고 있다. 통계조차 최근에야 잡히기 시작한 이 노인 수용자들은 출소와 수감을 반복하는 함재원(가명·67)씨를 포함해 5700여명에 달한다. 교도소 안에서 나이 들어가는 장기수들이 고령화의 한 축을 이룬다면, 바깥에서는 교도소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이들이 또 다른 고령화의 축을 받치고 있다. 교도소 내 고령화 현상은 교정 당국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9일 법무부 교정본부의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5701명으로, 전체 수용자 6만4626명의 8.8%인 것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노인 수용자만 따로 떼어 보는 통계는 최근에야 생겼다. 그동안 교정통계연보는 60세 이상 인원만 10세 단위로 집계해 왔다. 세부 현황을 별도로 다루는 대상은 ‘특별보호 수용자’로 분류된 소년·외국인·여성 수용자뿐이었다. 교정본부가 특별보호 수용자에 노인과 장애인을 추가하면서 지난해 연보에서 65세 이상 수용자의 세부 현황이 비로소 공개되기 시작했다.
연보에는 2017년분까지 소급한 수치도 함께 실렸다. 노인 수용자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7년 2541명이었던 노인 수용자는 2020년 3071명, 2023년 4417명으로 증가했다. 2024년에는 5054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000명대에 진입했다.
전체 수용자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다른 연령대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노인 수용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다. 2017년 4.6%에서 2023년 7.5%로 처음으로 7%를 넘겼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그 사회를 고령화 사회로 분류하는데, 한국 교도소는 이미 유엔 기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셈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고연령대일수록 증가세가 가팔랐다는 점이다. 세계일보가 법무부로부터 단독 입수한 ‘연령 구간별 수용자 현황’에 따르면 2017년 951명이던 70세 이상 수용자는 지난해 1916명으로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80세 이상 수용자는 81명에서 273명으로, 세 배(237.0%) 넘게 차이 났다. 전체 수용자 증가율이 17.1%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70대 이상 노인 수용자 추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인 수용자를 죄명별로 분류했을 때 가장 많은 항목은 다른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사기·횡령’이다. 판결이 확정된 65세 이상 기결수 전체의 27.5%인 1112명에 달했다. 살인이 663명(16.4%)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성폭력 491명(12.1%), 과실범 327명(8.1%), 절도 260명(6.4%)이 뒤를 이었다. 전 연령대를 통틀었을 때 사기·횡령(24.4%), 성폭력(14.0%), 마약류(9.7%), 과실범(7.7%), 살인(7.1%) 순으로 나타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살인으로 수감된 이들의 비율이 65세 이상에서 2배 이상 높았다.
노인 수용자들이 특별히 살인을 많이 저질렀다고는 보기 어렵다. 지난해 12월 발간된 사법정책연구원 ‘양형기준 도입 전후의 양형판단에 관한 실증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기징역형 선고 사건에서 살인범죄 1심 판결의 평균 형량은 2023년 기준 17년6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평균 형량도 17년10개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감안하면 살인 피고인들이 장기 복역 중에 65세를 넘기면서 노인 수용자로 분류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0년 이상 20년 미만 징역을 선고받은 65세 이상 장기수는 지난해 기준 343명이다. 20년 이상 징역을 선고받은 초장기수는 138명, 무기징역은 264명, 사형수는 12명이다. 노인 수용자들 중 절반 이상은 함씨가 그랬듯 3년 미만의, 상대적으로 짧은 징역을 살고 출소한다.
교도소를 반복해서 드나드는 노인 수용자들은 얼마나 될까. 출소자가 출소 뒤 범죄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3년 이내에 다시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비율을 의미하는 재복역률은 최근 5년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조사(2012년 출소자 대상)에서 14.5%였던 60세 이상의 재복역률은 2019, 2020년 18.6%를 기록하며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까지 17∼18%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재복역률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모수 자체는 커지고 있는 만큼, 실제 재복역 인원 자체는 늘어 왔다. 2016년 조사에서 60세 이상 재복역 인원은 199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 413명, 2020년 512명, 2021년 616명, 2025년 조사에선 716명으로 9년 만에 3.5배 이상 급증했다.
재복역률은 출소자 개인이 3년 이내에 다시 수용됐는지를 집계할 뿐, 한 사람이 그 기간 교정시설을 몇 차례 반복해서 드나들었는지까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함씨와 같은 ‘회전문 징역’의 실태는 이 통계만으로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고령층과 달리 전체 연령대의 재복역률은 점진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9년 조사에서 26.6%였던 재복역률은 지난해 조사에서 21.2%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탐사보도2팀=백준무·이예림·최우석 기자,
사진: 유희태 기자, 편집: 김효순 기자, 미술: 손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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