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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타 갈등 스페인·伊 ‘국경 빗장’… EU 이민정책도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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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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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갈등, 유럽 확산 우려

7월 이주민 대거 난입사태
伊 “자유이동 배제” 국경 통제
스페인도 여행객 검문 맞대응

‘국경없는 EU’ 솅겐조약 논쟁
핀란드·덴마크 등 반이민 여론
“불법이주민 공포로 분열” 지적

스페인이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도착하는 여행객들에 대한 국경 검문을 시작했다. 최근 이탈리아가 스페인발 여행객에 대해 유사한 조치를 취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세우타 사태’를 계기로 양국 갈등은 물론 유럽연합(EU) 내부의 이민정책 균열까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내무부는 이날 “한 달간 이탈리아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국경 검문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이 조치를 9월7일 자정까지 유지하되 상황이 바뀌면 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문 하겠습니다” 스페인 경찰이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공항에서 이탈리아발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을 검문하고 있다. 바라하스=로이터연합뉴스
“검문 하겠습니다” 스페인 경찰이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공항에서 이탈리아발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을 검문하고 있다. 바라하스=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은 전날 이탈리아를 향해 “스페인에 대한 국경 제한을 해제하지 않으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실은 성명에서 “국가 안보와 국경 통제와 관련해 외부의 최후통첩이나 강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탈리아에 대한 안보·테러 위험이 없고, 불법 이주민이 유럽 본토로 향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이번 결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해당 조치를 최소 15일까지 유지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여서, 그 시점이 다가오면 조치 완화나 강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인 양국의 갈등은 지난달 말 북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벌어진 이주민 난입 사태에서 비롯됐다. 7월30일부터 이틀간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7만명 이상이 육로와 해상을 통해 국경을 넘었고, 이 과정에서 1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무단 월경자들은 이틀 만에 대부분 모로코로 돌아갔지만, 이들이 집단으로 국경을 돌파하는 장면은 불법 이민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EU 회원국들에 큰 충격을 안겼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AFP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내무부는 사태 직후 스페인을 대상으로 유럽 29개 회원국 간 국경 검문 없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 적용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며 빠르게 행동에 나섰다. 이는 스페인 국민이 아닌 비EU 국적자에 대한 검문을 강화하는 조치였지만, 상징적으로 스페인을 솅겐 체제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듯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멜로니 총리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이끄는 좌파 정부의 이주 정책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며, 스페인을 솅겐 지역에서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세우타는 애초에 솅겐 조약 대상지가 아닌 데다 세우타 난민이 이탈리아로 유입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의 이런 대응은 실질적 안보 우려보다 정치적 계산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등록이주민국제협력플랫폼(PICUM)의 키아라 카텔리 정책옹호 담당관은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이민 문제에 대해 ‘엄격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정치적 연극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간 갈등은 EU 전체의 논쟁으로도 확산했다. 핀란드, 체코,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여러 EU 회원국이 멜로니 총리의 스페인 솅겐 배제 주장에 동조했고, 22개국 정상이 서명한 공동서한도 나왔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정책연구센터(CEPS)는 유럽 각국 정부가 세우타 사태를 반이민 여론에 편승하고, 국경 관리 책임을 모로코 같은 다른 나라로 넘기려는 ‘외부화 정책’의 명분으로 삼았다고 분석하며 “불법 이주민에 대한 정치적 공포가 EU를 얼마나 쉽게 분열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세우타 국경을 넘어온 이주민이 7만2500명이었으며 그중 2500명 정도가 남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중 1300여명은 14세 미만 미성년자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세우타 거리에서 노숙하거나 언덕에 숨어 망명이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불법 이주민들의 실태를 전했다. 스페인 내부 여론도 일부 이들의 망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과 어떠한 지원도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나뉘어 갈등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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