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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살찌거나 빠지고, 더위나 추위 탄다면 ‘갑상선’ 의심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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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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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을 지닌 갑상선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이면…
호르몬 부족으로 몸 대사 속도 느려져
체중 늘고 쉽게 피로 느껴 집중력 저하
방치 땐 고지혈증·심혈관 질환 등 위험

갑상선기능항진증이면…
호르몬 분비 많아져 몸 과도한 활성화
체중 줄고 맥박 빨라지며 불안감 호소
심부전 위험 높아지고 골다공증 우려

충분히 쉬어도 피로가 가시지 않고 평소와 다르게 체중이 변하면 대개 과로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식사량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도 살이 찌거나 빠지고, 더위나 추위를 유난히 견디기 어려워졌다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인 갑상선은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낸다.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몸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반대로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몸의 대사가 과도하게 빨라지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나타난다. 같은 갑상선질환이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는 정반대인 셈이다. 두 질환 모두 피로나 체중 변화처럼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탓에 노화나 스트레스, 계절 변화로 여기고 지나치기 쉽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혈관질환이나 골다공증 등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먹는 양 같은데 살찌면… 갑상선기능저하증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1년 64만5600명에서 2025년 72만3800명으로 4년 새 12.1% 증가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역시 매년 26만명가량이 진료를 받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높아지고,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많이 발병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 몸의 대사 속도가 느려지는 질환으로, 증상이 천천히 진행돼 피로감이나 체중 증가를 단순한 노화로 착각하기 쉽다. 쉽게 피로하고 의욕이 떨어지며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 추위를 많이 타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얼굴과 손발이 붓거나 변비가 생기는 것도 흔한 증상이다. 식욕은 줄었는데도 체중이 늘었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다만 체중 증가는 지방이 급격히 늘어서라기보다 몸에 수분이 축적되면서 생기는 부종의 영향이 큰 경우가 많다. 갑상선기능저하증만으로 체중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흔하지 않아 다른 원인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성인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면역체계가 갑상선 조직을 공격해 호르몬 생산 기능이 점차 떨어진다.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성요오드 치료 후에도 저하증이 생길 수 있다.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레보티록신 등 합성 호르몬제로 보충하는 것이다. 적절한 용량을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반면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고지혈증과 동맥경화,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나 갑상선 절제술 이후 발생한 저하증은 장기간 또는 평생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잘 먹는데 살 빠지면… 갑상선기능항진증

반대로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몸은 과도하게 활성화된다. 피곤하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몸이 무겁고 붓는 저하증과 달리, 잘 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더위를 견디기 어려워지는 등 정반대의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몸의 대사가 지나치게 빨라지는 질환이다. 식욕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증가하는데도 체중이 줄고, 더위를 많이 타며 땀이 많이 난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맥박이 빨라지고 손이 떨리며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불안감과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장운동이 빨라져 설사하거나 대변을 자주 보는 경우도 있다. 근력이 떨어져 계단을 오르거나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쉽게 지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질환인 그레이브스병이다. 면역체계에서 만들어진 항체가 갑상선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도록 만든다. 일부 환자에서는 눈이 붓거나 돌출되는 갑상선안병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갑상선 결절이나 갑상선염, 일부 약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갑상선염은 일시적으로 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항진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치료법이 달라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경진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부정맥과 심부전, 골다공증 등 여러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두근거림이나 손떨림,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가 있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진단 후에도 정기적으로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치료하면 증상과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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