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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아이 어디 있는지 파악 안 돼도 면접교섭권 함부로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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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기자 h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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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데리고 해외로 간 전 배우자에 면접교섭 청구
대법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 박탈당해 심히 부당”

이혼 과정에서 배우자와 아이의 불분명하고 면접교섭 이행가능성이 낮더라도 함부로 면접교섭권을 배제하면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한 부부의 이혼 및 위자료 소송에서 피고 측 면접교섭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2013년 혼인한 A씨 부부는 아이 양육과 경제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었다. 부부는 2018년 초부터 해외에 거주했으나 A씨가 이듬해 9월 배우자 B씨에게 알리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한국에 돌아오며 별거하게 됐다. 이후 A씨는 2020년 B씨를 상대로 이혼 등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B씨의 해외 주소지로 소장 부본 등을 송달했으나 송달되지 않자 공시송달로 진행했다. 공시송달은 법원에 서류를 보관하고 공시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1심은 2021년 A씨 부부가 이혼하고, B씨가 A씨에게 위자료 2000만원과 아이 양육비 월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의 면접교섭에 대해선 정하지 않았다.

 

이후 B씨는 2024년 한국에 입국해 추완항소(추후보완항소)를 제기했다.

 

추완항소는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놓쳤을 시 그 사유가 없어진 이후 2주 내에 항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B씨는 항소를 제기하며 위자료 부분을 취소하고,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양육자가 A씨로 지정된 것은 받아들이지만 면접교섭권을 보장해달라는 취지다. 이혼 부분에 대해선 다투지 않았다.

 

그러나 A씨는 이미 2021년 자녀와 함께 해외로 출국했고, B씨는 항소심에서 A씨와 자녀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소재를 밝히는 데 실패했다.

 

2심은 B씨 주장을 받아들여 위자료 부분은 취소했다. 그러나 면접교섭권에 대해선 “향후 당사자들의 협의나 별도 재판절차에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B씨 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와 자녀의 정확한 소재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고, 면접교섭의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을 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은 면접교섭에 관한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과 같이 면접교섭의 이행가능성만으로 일방의 면접교섭권을 배제하면 이 사건과 같이 사건본인과 양육친의 소재를 알지 못하는 비양육친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인 면접교섭권을 언제나 박탈당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므로 심히 부당하다”고 밝혔다.

 

또 “향후 B씨가 별개 신청으로 면접교섭을 청구했더라도 그 절차에서 A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다면, 마찬가지로 면접교섭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결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B씨에게 A씨 또는 자녀에 대한 현저한 비행이나 아동학대 등의 전력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면접교섭 청구를 배척한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원심 법원에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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