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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끝난 줄 알았는데?”…코스피 3.76% 뛰자 ‘빚투’ 하루 1조 다시 붙었다 [숫자 뒤의 진실]

입력 : 수정 :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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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27.4조→28.4조…하루 만에 1조141억원 늘어
급락장 5.8조 빠졌다 반등하자 재유입…예탁금 7.2조 감소
6월 최고점보다 10.2조 적어…다시 쌓이면 하락장 매물 부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코스피가 3.76% 반등한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4179억원으로, 하루 만에 1조141억원 늘었다. unsplash
코스피가 3.76% 반등한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4179억원으로, 하루 만에 1조141억원 늘었다. unsplash

급락장에서 빠져나가던 ‘빚투’ 자금이 증시가 반등하자 곧바로 방향을 틀었다. 코스피가 3% 넘게 오른 날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하루 만에 1조원 넘게 늘었다. 불과 하루 전까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빚투가 지수 반등과 동시에 다시 증가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지난 5일 기준)는 28조4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27조4038억원보다 1조141억원 늘었다. 하루 증가율로 따지면 3.7%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아질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대표적인 ‘빚투’ 지표로 꼽힌다.

 

◆5.8조 빠진 뒤 하루 만에 1조 돌아왔다

 

직전까지 흐름은 정반대였다. 지난달 28일 33조1940억원이던 신용융자 잔고는 증시 급락을 거치며 지난 4일 27조4038억원까지 줄었다. 일주일 남짓한 기간 5조7902억원, 17.4%가 빠졌다.

 

지난 5일 코스피가 3.76%, 코스닥이 2.42% 반등하자 신용융자 잔고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급락 과정에서 빚을 줄였던 투자자 가운데 일부가 지수가 튀어 오르자 다시 레버리지를 일으켰다. 물론 하루 증가만으로 빚투가 다시 최고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보기는 이르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6월24일 38조6328억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잔고는 이보다 10조2149억원, 26.4% 적다. 급락장에서 진행된 대규모 디레버리징이 하루 반등으로 원상 복구되지는 않았다.

 

지난달 28일부터 4일까지 감소한 5조7902억원과 비교하면 5일 하루 증가분은 17.5% 수준이다. 빠져나간 신용자금의 약 6분의 1이 반등 하루 만에 순증했다.

 

◆예탁금 7.2조 줄었지만…“전부 주식 샀다”는 뜻 아냐

 

증권계좌에 머물던 현금도 크게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4일 110조4070억원에서 5일 103조2125억원으로 하루 만에 7조1945억원 감소했다.

 

이 돈이 모두 주식 매수에 투입됐다고 볼 수는 없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계좌에 맡긴 현금성 자금으로 주식 매매뿐 아니라 매매대금 결제와 계좌 입출금, 공모주 청약과 환불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해당 기간에는 공모주 청약에 대규모 증거금이 몰리는 등 일시적인 자금 이동 요인도 있었다. 하루 예탁금 감소액을 같은 날 주식 매수액으로 곧바로 환산하거나, 개인투자자가 7조원어치 주식을 샀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

 

신용융자가 1조원 넘게 늘어난 시점과 예탁금 감소가 겹쳤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정확한 자금 용처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급락장에서 얼어붙었던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일부 되살아난 정황으로 읽힌다.

 

◆1220억까지 치솟았던 반대매매, 117억으로

 

급락장에서 급증했던 강제매도 압력은 일단 한풀 꺾였다. 위탁매매 미수금과 관련한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달 30일 1038억원, 31일 122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난 4일 315억원으로 줄었고 5일에는 117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31일과 비교하면 90.4% 감소한 규모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미수거래 대금을 정해진 기간 안에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4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216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반대매매가 줄었다고 해서 신용융자 부담까지 모두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 미수거래와 신용융자는 모두 빚을 활용한 투자지만 거래 구조와 상환 기간이 서로 다르다. 급락장에서 시장에 쏟아졌던 초단기 강제매도 물량은 상당 부분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청산 끝나고 실적 장세?…다시 쌓이는 빚투는 변수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급락으로 과도하게 쌓였던 레버리지와 수급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7월 반도체 업종 급락을 초래한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수급 충격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코스피에 쌓였던 상대적 과열 부담도 최근 하락장을 거치며 완화됐다고 봤다.

 

김 본부장은 북미 빅테크의 인공지능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며 8월부터 반도체 실적 장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최근 급락을 통해 하단을 확인했고, 단기적인 수급 되돌림이 대부분 마무리돼 추가 하방 압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5~6월과 같은 강한 상승장을 다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인공지능 투자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순매수를 바탕으로 완만하게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시장이 바닥을 확인하고 실적 장세로 이동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반등할 때마다 신용자금이 얼마나 빠르게 다시 쌓이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빚을 내 산 주식은 오를 때 수익률을 끌어올리지만,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도 빠르게 커진다. 담보비율이 떨어지면 추가 자금을 넣거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대응하지 못하면 반대매매와 매물 압력으로 이어진다.

 

신용잔고는 아직 6월 고점보다 10조원 넘게 적다. 반등 때마다 빚이 얼마나 빠르게 다시 쌓이느냐가 다음 장세의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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