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나빠져도 살던 집에서 계속 지내겠다는 노인이 10명 중 7명에 이르지만 정작 그들을 돌봐야 할 가족 가운데 집에서 돌보겠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가족들은 집에서 돌보지 않는 이유로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 노인 70% “아파도 집 거주 희망”
보건복지부가 앞선 6일 발표한 ‘2025년 장기요양실태조사’ 결과 재가급여 수급자의 69.4%가 건강이 악화되더라도 지금 사는 집에 계속 거주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답변은 2022년 49.8%보다 19.6%포인트 높아졌지만, 노인세대의 이런 바람은 동상이몽에 가깝다.
재가급여 수급자의 가족 중 건강이 나빠져도 집에서 돌보겠다고 한 응답은 43.5%에 그쳤다.
그나마 2022년 29.5%와 비교해 14.0%포인트 올랐지만, 노인들의 희망과는 25.9%포인트 차이가 났다.
◆ 시설 입소 희망은 3년 만에 반토막, 가족 절반은 여전히 “돌봄 부담”
노인요양시설에 들어가겠다는 응답은 2022년 28.7%에서 17.6%로 줄었다. 요양병원 입소 희망도 17.8%에서 11.2%로 낮아졌다. 3년 사이 시설을 향하던 발길이 집으로 돌아선 셈이다.
수급자 가족의 장기요양보험 제도 만족도는 84.6%였다. 부양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도 신체적 86.2%, 정서적 85.2%, 사회참여 79.0%, 경제적 73.3%로 모두 70%를 넘었다.
그런데도 가족의 51.6%는 여전히 돌봄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부담의 내용은 수급자들이 요구한 서비스 목록에서 드러난다.
재가급여 수급자들은 서비스 이용시간과 일수를 늘려 달라는 요구(53%)를 가장 많이 했고 서비스 종류의 다양화(17%), 필요할 때 수시로 이용(12.9%)이 뒤를 이었다.
새로 필요한 서비스로는 방문재활(23.8%), 이동지원(19.3%), 방문영양(14.5%), 식사배달(13.9%)을 꼽았다.
시설급여 수급자는 편안하고 익숙한 환경(30.1%)과 맞춤형 식사 제공(20.1%)의 개선을 원했다.
장기요양서비스를 아예 이용하지 않는 비율은 21%였다. 이유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꺼려져서가 39.6%로 가장 많았고 병원 선호 23.6%, 충분한 가족 돌봄 14.5%, 경제적 부담 10.6% 순이었다.
◆ ‘노노(老老)’ 케어
집에서 늙어가겠다는 요구를 받아낼 인력은 대부분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장기요양요원 가운데 60세 이상이 63.4%였고, 특히 재가급여 종사자는 70세 이상이 20.2%로 시설급여 종사자의 6.7%보다 세 배 이상 많다.
월평균 임금은 사회복지사가 236만9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물리(작업)치료사 234만5000원, 간호(조무)사 220만5000원, 시설급여 요양보호사 219만8000원 순이었다.
재가급여 요양보호사는 108만8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월 근무시간이 78.7시간에 그치는 단시간 근로가 대부분인 탓이다.
시설급여 요양보호사는 같은 기간 164.7시간을 일했다. 재가 서비스를 늘리려면 집으로 찾아갈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 자리는 고령·단시간·계약직이 채우고 있는 셈이다.
기관 쪽 사정도 빠듯하다. 장기요양기관은 재가급여 기관이 80.6%, 시설급여 기관이 19.4%이며 개인 운영이 85.8%로 대부분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리서치를 통해 지난해 8월13일부터 11월19일까지 장기요양 수급자 4500명, 수급자 가족 3368명, 장기요양기관 1991개소, 장기요양요원 4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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