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9000·골드만 1만2000 유지…현 지수보다 43~91% 높아
삼전·하닉 주주환원 확대 예고…주가 급락, 반도체 이익 지속성 관건
“또 4.6% 폭락했는데 지금 사라고요?”
코스피가 이틀 반등한 뒤 다시 4% 넘게 무너졌다. 장중에는 낙폭이 5%를 넘었다.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삼성전자는 6%, SK하이닉스는 10% 넘게 급락했다.
같은 시기 월가에서는 정반대의 숫자가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주식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높이면서 코스피 목표치 9000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급락에도 향후 12개월 목표치 1만2000을 고수했다.
6일 종가 6296.38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모건스탠리 목표까지 42.9%, 골드만삭스 목표까지는 90.6% 올라야 한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뜻까지 내놨다. 그런데도 두 회사 주가는 6일 다시 급락했다.
시장이 당장 원하는 것은 배당 약속보다 다른 데 있다는 얘기다. 결국 코스피가 다시 위로 갈 수 있느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의 기록적인 이익을 얼마나 오래 지켜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하루만에 302포인트 증발…삼전·하닉 다시 급락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1.88포인트(4.58%) 떨어진 6296.3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238.32까지 밀리며 낙폭이 5.46%까지 커졌다.
코스피는 지난 4일 1.62%, 5일 3.76% 오르며 이틀 연속 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방향을 틀었다. 이날 오전에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돼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외국인이 다시 매도에 나섰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33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약 1200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이 3조3400억원가량을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낙폭은 반도체에서 더 컸다. 삼성전자는 6.30%, SK하이닉스는 10.37% 급락했다.
전날 미국 시장에서 나타난 반도체주 약세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AMD는 분기 실적과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인공지능(AI) 성장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7%가량 하락했다.
미국 메모리 업체 샌디스크 역시 실적 자체는 양호했지만 향후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약세를 나타냈다. 실적이 나빠서라기보다 ‘좋은 실적만으로는 부족한 시장’이 된 셈이다.
◆그래도 모건스탠리는 “9000”…지금보다 42.9% 위
시장의 불안과 달리 모건스탠리의 시선은 여전히 위를 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한국 주식 투자 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한 단계 올렸다. 코스피 목표치는 기존 9000을 유지했다.
목표지수를 새로 올린 것은 아니다. 달라진 것은 투자 판단이다. 최근 급락 과정에서 시장에 쌓였던 레버리지와 쏠림이 상당 부분 걷혔고, 이 때문에 한국 주식을 다시 살 수 있는 가격대가 형성됐다는 판단이다.
대니얼 K. 블레이크 등이 이끄는 전략가팀은 최근 하락을 기업 실적이 본격적으로 무너진 결과라기보다 레버리지 ETF와 헤지펀드, 개인 신용거래 포지션이 정리되면서 발생한 기술적 매도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가 당시 제시한 ‘36% 상승 여력’은 코스피가 6595선이던 시점을 기준으로 한 숫자다. 지수는 이후 다시 6296.38까지 내려왔다. 이 가격에서 9000까지 오르면 상승률은 42.9%다.
그렇다고 모건스탠리가 곧바로 바닥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제시한 단기 코스피 예상 범위는 5500~1만500이다.
현 지수에서 하단인 5500까지는 12.6% 더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상단 1만500까지는 66.8%의 상승 여지가 있다. 목표치 9000만 떼어놓고 ‘지금이 바닥’이라고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다.
◆골드만은 더 높다…“1만2000 유지”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더 공격적이다. 티모시 모 등이 이끄는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최근 급락 이후에도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과 향후 12개월 코스피 목표치 1만2000을 유지했다.
핵심은 반도체다. 골드만삭스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이번 메모리 사이클이 과거보다 강하고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주가에는 실제 기업 펀더멘털보다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6일 종가에서 코스피가 1만2000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상승 여력은 90.6%에 달한다. 모건스탠리의 9000과 골드만삭스의 1만2000 사이에는 3000포인트 차이가 난다.
전망치는 다르지만 두 곳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최근 코스피 폭락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기반 자체가 무너졌다는 신호로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삼전·하닉 돈은 넘친다…그런데 주가는 왜
월가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숫자 가운데 하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창출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는 약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 약 146조7000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37조6103억원, 2분기 60조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상반기 합계가 약 98조원에 달한다.
이례적인 이익은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순환 위험과 향후 성장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고 매년 약 9조8000억원의 정규배당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충분한 잔여재원이 생기면 추가 환원도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SK하이닉스도 연말까지 구체적인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2025~2027년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으며 연간 고정배당은 주당 1500원으로 높였다. 시장에서는 특별배당이나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이 앞으로 나올 수 있는 카드로 거론된다.
하지만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주주환원 확대 방침이 전해진 뒤인 6일 삼성전자는 6.30%, SK하이닉스는 10.37%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지금 더 민감하게 보는 것은 앞으로 돌려받을 현금보다 그 현금을 만들어내는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다.
◆레버리지 빠졌는데도 4.6% 폭락했다
최근 코스피 폭락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레버리지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고 대용증권을 예탁금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최근 급락 과정에서 레버리지 청산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레버리지 ETF와 헤지펀드, 개인 신용거래 포지션 정리가 중간 지점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JP모건 역시 국내 레버리지 상품 축소로 시장 변동성을 키웠던 구조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레버리지가 줄었다고 주가가 자동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6일 시장이 이를 보여줬다.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흔들리자 코스피는 다시 4.58% 급락했다.
시장의 질문이 달라지고 있다. ‘강제청산이 언제 끝나느냐’에서 ‘반도체 이익이 정말 꺾이지 않느냐’로 넘어가는 중이다.
◆9000 가려면 결국 반도체가 답해야 한다
월가의 낙관론이 현실이 되려면 결국 세 가지 숫자가 확인돼야 한다.
첫 번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고 HBM과 서버용 D램 수요가 예상만큼 유지돼야 한다. 지금의 높은 메모리 가격과 이익률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가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는 외국인 자금이다. 6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원 넘는 주식을 다시 팔아치웠다. 시장이 안정됐다는 판단이 서지 않는 한 지수 전체를 끌어올릴 정도의 지속적인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 번째는 주주환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추가 환원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규모와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이 실제 숫자로 확인될 경우 밸류에이션을 다시 평가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코스피 9000과 1만2000은 그냥 찍어놓은 숫자가 아니다. 월가가 그 수준을 바라보는 배경에는 레버리지 충격 완화와 AI 메모리 호황 지속, 반도체 이익 유지, 외국인 자금 복귀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6일 코스피는 6296.38이다. 모건스탠리의 9000까지는 42.9%, 골드만삭스의 1만2000까지는 90.6%가 남았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코스피가 9000을 갈 수 있느냐’라는 목표 숫자 자체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벌어들이는 기록적인 이익이 이번 폭락을 버텨내고도 계속될 수 있느냐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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