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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사상 최대…주가누르기 방지법 도마 위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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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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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수출 신기록을 쓰고 석유·화공품 수출도 받쳐주면서 6월 한국이 국제교역을 통해 7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한국은행 전망치인 250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정부가 내놓은 ‘주가누르기 방지법’이 적용 대상을 과도하게 축소하고 조세 회피 ‘구멍’을 방치했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공개 직후부터 재개정될 처지에 놓였다. 상장사 전반의 기업가치 제고를 겨냥했던 당초 논의와 달리 실제 과세망에 드는 기업이 쪼그라들어 제도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국고채 전문딜러(PD)사들의 국고채 입찰담합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하고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가 파악한 관련 매출액은 76조원대로 최대 15조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6월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도 확대됐다. 사진은 이날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6월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도 확대됐다. 사진은 이날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상수지 497억달러 흑자 ‘역대 최대’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약 70조8000억원) 흑자로 나타났다. 월간 기준으로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흑자 기록을 새로 썼다. 직전 최대치는 올해 5월 386억1000만달러다.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7억6000만달러, 5월보다는 111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6월 경상수지 흑자의 대부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상품수출에서 나왔다. 6월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상품수지에서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올렸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였으나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해외주식 투자로 배당 수입이 늘면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2023년 5월부터 38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2019년 3월부터 시작된 83개월 연속 흑자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매월 수출 호조로 인해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도 1910억1000만달러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동기(478억7000만달러)의 4배 수준이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유례없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상품수지 흑자 증가가 경상수지 흑자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외국인 투자자에) 거액의 배당 지급이 있었던 4월을 제외하면 2월부터 사상 최대 흑자 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는 등 양호한 경상수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가누르기 방지법’ 시행도 전에 재개정될 처지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전날 대표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안’이 접수돼 상임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은 정무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주축이 돼 공동 발의했다. 3일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통해 주가누르기 방지 대책을 내놓은 지 불과 이틀 만에 여당이 독자적인 개정안을 발의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주가누르기는 기업의 최대주주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내야 할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편법적 행위다. 현행 세법상 상장주식은 상속·증여 전후 두 달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주가가 낮을수록 대주주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정부는 이런 맹점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한다고 보고 세제개편안을 통해 과세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안은 다만 최근 13반기 중 누적 12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 및 10%(코스닥)인 기업만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다. 시가총액을 장부상 순자산으로 나눈 PBR이 0.8배 미만인 상장사 1000여곳을 폭넓게 겨냥한 민주당 이소영 의원안과 달리, 정부안의 적용 대상은 130곳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특히 13반기 중 2반기만 PBR 순위를 관리해 기준선을 벗어나면 과세망을 피할 수 있어 대주주에게 조세 회피 구멍을 열어줬다는 비판이 거세다.

 

과세 기준인 재산가액 하한선이 낮아진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정부안은 장기 저평가 기업의 재산가액을 현행 평가액의 130%와 최대 6년6개월 평균 주가 중 높은 금액으로 정한다. 최종 평가액이 주당 순자산가치의 80%를 밑돌지 않도록 설계한 원안 대비 하한선이 낮아진 구조다. 장기간 주가가 억눌린 기업은 과거 평균 주가나 현행 평가액에 30%를 가산한 금액 자체가 낮아 제도 도입 취지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날 발의된 개정안은 상속·증여세 평가 하한 기준을 주가가 아닌 ‘세법상 순자산가액’의 80%로 명확히 했다. 또 자회사·손자회사 상장주식에도 동일 방식을 다단계로 적용해 지배구조에 따른 가치 훼손을 막고, 경영난을 겪는 기업에는 예외를 두되 미실현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일률적인 20% 할증 평가는 폐지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상속·증여 시점의 실제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부안대로라면 과세망에 드는 코스피 상장사가 80여곳에 불과해 대다수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심사망을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13반기 중 두 반기만 호실적 발표 시점에 배당 증가나 자기주식 매입 등으로 주가를 부양하면 제재를 회피할 수 있어 법안의 기교성만 부각됐다는 것이다. 포럼은 “세제개편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매우 컸는데 정부안은 개혁 의지의 후퇴로 인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고채 입찰담합’ 15개 금융사 최대 15조 과징금 가능성

 

공정위는 이날 15개 PD사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격으로 공정위가 판단한 법 위반 사실과 제재 의견 등이 담긴다. 

 

공정위에 따르면 15개 PD사는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투찰금리(응찰가격)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는 식의 담합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PD사 15곳은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NH투자·KB·한국투자·키움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국민·농협·IBK기업·하나·산업은행 등 은행 5곳이다.

 

PD는 재정경제부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금융회사에 부여하는 자격이다. 재경부는 PD사에 국고채 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고, 유통시장에서 호가를 제시하는 등 시장조성자로서의 의무를 지운다.

 

공정위가 파악한 담합 기간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6개월로, 관련 매출액은 약 76조2000억원으로 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낙찰 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했다”며 “입찰담합의 경우 계약 금액(구매액)을 기준으로 하게 되어 있으며, PD들이 국고채를 구매하는 입찰이었으므로 낙찰 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관행적 소통이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관행적 소통으로 볼 수 없는 응찰금리에 대한 구체적이고 빈번한 정보 교환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담합 과징금의 법정 상한은 관련매출액의 20%다.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의 경우 고시상 부과기준율은 10.5~20%이다. 이 가운데 상위 구간(15.0~20.0%)이 적용되면 과징금은 최대 15조2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공정위가 부과한 역대 최대 과징금인 퀄컴 사건(1조311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만약 하위 구간인 10.5~15.0%가 적용되면 과징금은 약 8조100억원에서 최대 11조4300억원이 부과될 수 있다.

 

재경부는 국고채 입찰담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정위와 입장을 같이하면서도, 공정위의 제재가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고 사건을 심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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