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폭염에 물세수하고 맨얼굴로…선크림 규칙적으로 바르는 남성 단 9.5%

입력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39도 폭염이 이어지는 낮, 사무실 화장실에서 찬물로 땀을 씻어낸 뒤 자외선 차단제를 다시 바르지 않은 채 곧바로 밖으로 나서는 남성이 적지 않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 몇 분이 붉어짐과 색소침착을 넘어 광노화와 피부암 위험까지 쌓는다고 지적한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오르는 등 서울 등 수도권에는 폭염중대경보 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절기상 입추인 7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은 22∼27도, 낮 최고기온은 31∼39도에 이른다.

 

이런 폭염 속 클렌징 제품 없이 물로만 세수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문질러 닦는 행위는 피부 표면의 보호막을 약화시키는데, 수분이 증발하면서 피부 장벽이 무너진 상태로 직사광선을 쐬면 자외선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

 

이 상태에서는 짧은 시간 노출되더라도 표피층에 작용하는 자외선B가 모세혈관을 급격히 확장시켜 일광 화상과 붉은 홍반을 남긴다. 방어 기제가 무너진 사이 멜라닌 세포가 자극을 받아 기미와 흑자 같은 색소 침착이 급성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실제로 자외선 탓에 병원을 찾는 사람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자외선에 의한 기타 급성 피부 변화’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0년 1만2587명에서 2025년 1만9723명으로 5년 새 57% 증가했다.

 

단기적인 붉어짐보다 심각한 문제는 피부 구조 자체가 변형되는 광노화다. 파장이 긴 자외선A는 피부 깊숙한 진피층까지 그대로 침투해 콜라겐을 분해하는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의 발현을 비정상적으로 증가시킨다.

 

엘라스틴 섬유가 굳어지고 엉키는 탄력섬유증이 발생하면 피부는 가죽처럼 두껍고 거칠어지며 깊은 주름이 팬다. 남성의 피부가 여성보다 두껍다는 사실은 방패가 되지 못한다. 진피층이 직접 파괴되는 노화 가속은 두께로 막히지 않는다.

 

자외선으로 인한 DNA 손상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평생에 걸쳐 축적된다는 점이 임상적으로 증명돼 있다.

 

20·30대에 쌓아 둔 몫이 얼굴에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기에 물세수 뒤 맨얼굴로 나서는 습관이 그 위에 얹히는 셈이다. 40대의 피부가 같은 자외선을 맞고도 더 빨리 무너져 보이는 이유다.

 

문제는 미용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랫동안 자외선에 노출된 얼굴이나 목, 두피에 붉고 거친 각질성 병변이 생기면 광선각화증을 의심한다. 단순 피부염이 아니라 방치할 경우 편평세포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암 병변이다.

 

대한피부과학회지에 실린 국내 연구에서는 일광 노출 부위에 편평세포암이 생긴 환자의 88∼97.2%가 광선각화증을 함께 갖고 있었다. 자외선이 피부 세포의 DNA를 직접 파괴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자외선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환자 수도 늘었다. 심사평가원 통계에서 피부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0년 2만7211명에서 2024년 3만6097명으로 33% 증가했다. 가장 치명적인 악성 흑색종 환자는 2015년 3258명에서 2024년 5389명으로 늘었다.

 

최유성 순천향대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여름철엔 피부가 타거나 기미·주근깨 등을 많이 걱정하는데, 정작 피부암은 잘 경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남성은 골프나 등산 같은 야외 활동 빈도가 높고 땀 배출량이 많아 물세수를 하는 횟수도 잦다. 하지만 씻어낸 뒤 자외선 차단제를 다시 바르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피지 분비량이 많아 유분기 있는 제품을 기피하는 경향까지 겹친다.

 

실제 서울대 보라매병원 피부과 윤현선 교수팀이 환자 467명을 조사해 대한피부과학회지에 실은 결과를 보면, 2013년 조사 기준으로 선크림을 규칙적으로 바르는 비율은 여성이 41.4%인 반면 남성은 9.5%로 4.4배 차이가 났다.

 

자외선을 피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남성이 22.5%로 여성(3.0%)의 7.5배였다.

 

전문가들은 귀찮더라도 끈적임이 적은 로션이나 겔 타입을 얼굴 전체에 꼼꼼히 도포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무더위에 땀을 많이 흘려 씻어냈다면 아무리 번거롭더라도 반드시 차단제를 덧발라야 돌이킬 수 없는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피니언

포토

송혜교, 흰 티에 청바지 입고 거리 활보
  • 송혜교, 흰 티에 청바지 입고 거리 활보
  • 하지원, 나이 잊은 독보적 비주얼
  • 김시아 '따뜻한 눈빛'
  • 장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