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전반 확산 태세에 경고
이 대통령 “쟁의 대상아냐” 이후
부처 장관 입법 논의까지 확산
미 관세조사 어떤 결과 나와도
양국 합의한 15% 이내서 해결
주 52시간·고용 유연화도 강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 직원들이 수억원대 성과급을 챙기게 되면서 불이 붙은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 요구에 빗장이 걸릴지 주목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거액 성과급 지급 시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법 개정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만큼 정부가 노동계의 과도한 요구에 적절히 제동을 거는 방안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이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에 ‘성과급 지급 전 주주총회 의결 의무화’ 내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고 한 건, 최근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잇따른 영업이익의 성과급 재원 활용 주장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이어 올해 삼성전자가 ‘생산라인 중단’까지 위협한 노조의 거센 요구에 못이겨 막대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한 이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다른 대기업 노조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쏟아졌다. 이에 소액 성과급조차 ‘그림의 떡’인 수많은 기업의 근로자나 미취업 청년 등의 박탈감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또 정부 지원과 국민 혈세로 조성된 공공 인프라의 수혜를 본 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으로 내부 성과급 잔치를 하는 것에 대한 국민 여론도 싸늘했다. 자본시장에서도 회사의 주인인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늘리지 않은 채 임직원끼리 성과를 독식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정부도 더 이상 가만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문제는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히며, 고용노동부에 관련 지침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주무부처 장관이 주주총회 의결 의무화라는 한층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성과급의 영업이익 연동을 막으려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입법 논의로까지 확산하는 흐름이다.
김 장관은 이날 한국과 미국 간 통상 현안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미국의 과잉생산 관세 조사 결과가 이달 말쯤 나올 것 같다며 어떤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양국 협의에 따라 관세는 합의안인 15% 내에서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걸림돌인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서는 미국 정치권과 당국의 반응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은 정치권이라며, 일부 의원은 쿠팡을 한국 시장에서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는 통로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 성인 80% 정보가 외국에 유출됐다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고 반문하면 (의원들) 대부분 수긍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등 통상 당국은 (쿠팡)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쿠팡 이슈가 한·미 동맹의 기초를 흔들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주 52시간제 규제 개선과 고용유연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장관은 근로 시간을 규제하는 주 52시간제에 대해서도 손을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근로 시간을 규정하는 기본 제도가 필요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로운 산업이 창출돼 많은 고용이 생겨나지만 동시에 기존 산업이 퇴출되는 구조에선 고용 유연성이 필수적이라고도 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 정규직이 해고가 어려워 사실상 공무원만큼 안정적”이라고 꼬집으며 “일자리 배치나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직된 구조가 결국 청년들의 일자리 기회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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