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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항공기 개조시설 공정률 순조… 오는 11월 첫 출고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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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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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의 항공기 개조시설이 들어선 격납고는 폭염으로 인한 열기가 가득했다. 격납고에는 기령 14년된 길이 74m의 보잉777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시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여객기는 작업 플랫폼 위에 얹혀 있었다. 사다리를 타고 비행기 안으로 들어서자 여객기 의자 등을 비롯한 모든 시설물이 제거된 상태였다. 

 

지난 5월 첨단복합항공단지 내 격납고에 입고된 보잉의 B777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첨단복합항공단지 내 격납고에 입고된 보잉의 B777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입고된 이 여객기는 개조작업에는 약 180일이 걸리며 오는 11월쯤 출고될 예정이다. 현재 개조작업 공정율은 40%대로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지난달 개조작업 가운데 가장 기술력이 요구되는 기체 측면 구조물을 잘라내는 ‘도어 컷(Door Cut)’ 공정을 순조롭게 마쳤다. 이 곳에는 화물을 싣고 내리는 전용문이 새로 설치된다. 이 공정은 항공기 개조 작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핵심단계이자 규모 면에서도 전체 공정의 중심을 차지한다. 단순히 동체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동체 외피와 골격 등 기체의 하중을 지탱하는 핵심 구조물을 정밀하게 절단해야 한다. 이후 절단면 주변에 대형 보강재를 설치해, 잘라내기 전과 동일한 수준의 구조적 안정성을 완벽히 확보해야하는 고난이도 작업이다.

 

또 기체 바닥을 모두 뜯어내고 무거운 화물을 버틸 수 있는 빔(보강재)을 설치하는 메인데크 화물창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졌다. 모두 105개의 푸른색 빔이 설치됐으며 이후 화물을 이동시킬 수 있는 레일 설치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B777 여객기의 의자 등 시설물을 모두 제거한 내부 모습
B777 여객기의 의자 등 시설물을 모두 제거한 내부 모습 

김승진 샤프테크닉스코리아 이사는 “항공기는 1000만분의 1 수준의 오차도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화물문과 보강 구조물을 설치하는 메인데크 카고도어(Main Deck Cargo Door) 공정은 미세한 오차도 발생하지 않도록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이스라엘 국영 항공우주기업 IAI 본사 직원들이 이곳에서 국내 기술진과 협업하며 노하우와 핵심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며 “연내에 모든 개조 및 테스트를 마치고 인도할 예정이고, 이번 초도기 출고를 마중물 삼아 연말까지 약 1000명에 달하는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개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비행기는 세계 최대 항공기 리스회사인 에어캡(AerCap)이 보유하고 있으며 개조를 마치면 홍콩 화물항공사 플라이메타(Flymeta)가 운항한다.

화물기 개조시설의 성공적인 운영은 인천공항공사로서는 항공정비(MRO)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의미를 가졌다.

 

전 세계 MRO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71조 원 규모로 향후 10년간 연평균 2.7%로 성장해 2035년에는 약 22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항공 MRO 사업은 항공기 및 여객 안전에 직결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비 산업 생태계 조성 기반 미흡, 높은 인건비, 대규모 초기 비용 등으로 인해 전체 정비시장(3조9000억원) 규모의 60%이상(2조4000억원)을 해외 정비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B777 외부 작업 모습
B777 외부 작업 모습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총 235만㎡규모로 조성되는 첨단복합항공단지를 통해 해외 정비 의존도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첫 입주 시설인 화물기 개조 시설이 준공된 데 이어, 이미 격납 부지 7곳 중 3곳에 개조·정비 분야 앵커 기업 유치를 완료했다.

 

개조사업은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 항공 MRO 산업의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지역 협력업체들과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남 사천지역의 업체인 ‘AST(아스트)’가 본 개조사업의 핵심 단계인 대형 화물창 및 보강 구조물 제작에 참여하며 부품 등 제작자 증명(PMA)까지 획득했다. 이 외에 4000여 개의 부품이 사천 주변지역 40여개 협력업체에서 생산되며 동반 성장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개조작업의 본격화는 인천공항이 아태지역의 주요 항공정비 거점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단순한 정비 공간을 넘어 대형 항공기 개조(Conversion)와 같은 고부가가치 MRO 산업까지 아우르는 공항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이를 발판으로 국내 항공기 부품 및 장비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 기회를 넓히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김범호 사장직무대행은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를 차질 없이 구축하여 해외로 유출되던 정비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항공 MRO 허브로 자리매김하여 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드는데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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