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편의점 장바구니가 달라진다. 과거에는 심야 시간대 편의점 소비가 맥주와 안주, 간식 등 하루를 마무리하는 ‘야식형 소비’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에너지를 보충하거나 늦어진 식사를 해결하기 위한 ‘생활형 소비’로 바뀌고 있다. 업무와 학업, 여가 활동 등으로 활동 시간이 길어진 소비자들이 밤에도 일상을 이어가기 위해 편의점을 찾으면서 상품 구성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구매딥데이터(패널 기반 영수증 추정치) 분석 결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품목은 스낵류라고 6일 밝혔다. 스낵류 구매 건수는 약 2071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이어 탄산음료(약 1794만건), 용기라면(약 1749만건) 순이었다. 맥주는 약 1395만건, 소주는 약 1262만건으로 주류 품목도 심야 편의점 장바구니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심야 시간대 편의점 소비에서 에너지음료와 밥류가 빠르게 성장한 점도 눈에 띈다. 에너지음료 구매 건수는 약 733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했다. 밥류는 약 291만건으로 같은 기간 38.7% 늘었다. 편의점 심야 품목 중 하나인 맥주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고, RTD 커피 구매도 10.1% 줄었다.
야근이나 밤샘 공부 등에 따른 피로 해소와 간단한 한 끼 해결을 위한 ‘실용적 수요’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거 밀집 지역이나 학원가, 오피스 상권 등 매장 입지에 따라 실제 체감 매출 성향에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주류와 커피 소비가 줄고 에너지음료와 식사류 구매가 크게 늘어난 점을 두고 심야 편의점의 기능이 생활 지원 공간으로 탈바꿈한다고 분석했다.
세대별로 다른 심야 소비 양상도 눈에 띈다.
20대 이하에서는 에너지음료와 음료·간식류 구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에너지음료 구매는 전년 대비 59.1% 늘었고, 탄산음료는 39.2%, 비스킷은 62.6% 증가했다. 용기라면 구매도 9.3%, 일반 빵류 구매도 3.2% 증가했다. 50대와 60대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일반 빵류 구매 증가가 눈에 띄었다. 50대의 아이스크림 구매는 35.2%, 일반 빵류 구매는 27.2% 증가했고, 60대에서도 아이스크림 구매가 38%, 일반 빵류 구매가 11.5% 늘었다.
심야 시간대 편의점 이용 목적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는 셈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활동 시간이 길어지고 생활 리듬이 다양해지면서 심야 시간대 상품 전략도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늦은 시간 출출함을 달래는 간식과 주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에너지 보충과 식사 대체 수요까지 고려한 상품 구성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단순한 24시간 운영 매장에서 누군가의 늦어진 하루를 지원하는 생활 공간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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