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인생은 결국 선택의 연속이었다"…진성림 『그리고 다시, 우리』 출간

입력 :
최종범 기자 jongbeom@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의료와 법, 사랑과 상실을 담아낸 장편소설…삶을 바꾸는 '선택'의 순간을 그리다

 

인생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그 순간 내리는 하나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최근 출간된 장편소설 『그리고 다시, 우리』는 의료와 법, 사랑과 상실이라는 서로 다른 결의 이야기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내며 독자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결정적인 순간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작품은 호흡기내과 전문의 진성림을 중심으로 사랑과 이별, 의료인의 윤리, 법과 정의, 그리고 상실 이후의 삶을 그려낸다. 응급실의 긴박한 순간과 법정 공방, 권력형 범죄가 촘촘히 얽혀 있지만, 이야기를 움직이는 진짜 힘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인물들이 갈림길에서 내리는 선택에 있다.

 

주인공 진성림은 수만 건의 기관지내시경 시술을 집도해 온 호흡기내과 전문의다. 응급환자 앞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 앞에서는 서툰 인물이다. 변호사 신슬기와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사랑하는 방식이 달랐고, 형사 전문 변호사 김정원은 성림을 향한 마음을 품고도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뮤지컬 배우 재엽과의 삶을 택한다. 작품은 이들의 관계를 흔한 삼각관계로 소비하지 않고, 서로 다른 가치관이 어떤 선택으로 이어지며 그 선택이 삶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를 차분하게 따라간다.

 

이야기는 중반부에 이르러 의료인의 윤리와 법의 경계로 무대를 옮긴다. 거대 기업 '십자성'의 회장이 응급 상황에 처하자, 성림은 의료법 위반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다른 의료기관에서 기관지내시경 시술을 감행한다. 현장에 시술이 가능한 전문의가 없다는 판단 아래 무엇보다 생명을 우선한 결정이었다. 일반적인 응급처치만으로는 환자를 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린 이 판단은 결국 환자의 생명을 구해내지만, 그 대가로 성림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한다. 법정에서는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를 제한하는 원칙과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예외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작품은 생명과 제도가 맞서는 순간 인간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후반부에서는 십자성의 비자금과 권력형 비리 사건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성림과 함께 병원을 일궈 온 친구 원희는 진실을 추적하다 목숨을 잃고, 성림은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도 끝까지 친구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는다. 이후 부검 기록과 탄도 분석, 차량 이동 기록 등이 하나씩 맞물리며 사건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이처럼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선택'이다. 성림은 의료법 논란을 알면서도 생명을 택했고, 그 대가로 법정에 섰다. 정원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삶을 택했다. 원희는 위험을 알면서도 진실을 택했고, 그 선택은 죽음으로 이어졌다. 슬기는 사랑보다 두려움을 택했고, 그 결정은 결국 관계를 무너뜨렸다. 작품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갈림길 앞에 서며, 이야기의 방향은 우연이나 운명이 아니라 각자가 내린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다시, 우리』는 단순한 로맨스에 머무르지 않는다. 사랑은 이야기를 이끄는 중요한 축이지만, 작품의 중심에는 삶을 바꾸는 선택과 그에 따르는 책임이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어느 한쪽의 선택을 옳거나 그르다고 섣불리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여러 인물의 삶을 통해 담담히 보여줄 뿐이다.

 

결국 『그리고 다시, 우리』는 '누구를 사랑했는가'보다 '어떻게 선택하며 살아왔는가'를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의료와 법정, 그리고 사랑이라는 서로 다른 공간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내며, 인생의 갈림길에서 마주하는 평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선택의 의미를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오피니언

포토

김혜수, 미니스커트에 니삭스 소화한 프레피룩
  • 김혜수, 미니스커트에 니삭스 소화한 프레피룩
  • 송혜교, 흰 티에 청바지 입고 거리 활보
  • 하지원, 나이 잊은 독보적 비주얼
  • 김시아 '따뜻한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