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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曺 대법원장, 대법관 2명 당장 제청 안 하면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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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임기 만료로 물러날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자 후보 4명 명단이 그제 발표됐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 3월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자도 아직 채우지 못했다. 노 전 대법관 뒤를 이을 적임자로 추천된 4명은 올해 1월부터 벌써 7개월 가까이 ‘후보’ 꼬리표만 단 채 어정쩡한 상태로 있다. 이래서야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권위가 서겠는가.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번 기회에 후보 8명 중 2명을 추려 임명 제청을 함으로써 대법관 공백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현재 대법원에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까지 총 14명의 대법관이 있다. 전원합의체 사건 심리에만 관여하는 대법원장 그리고 재판 업무에서 배제된 행정처장을 빼면 사실상 대법관 12명이 거의 모든 상고심 결론을 좌우해 온 것이다. 이 때문에 대법관 1명이 연간 처리하는 사건만 무려 3500건이 넘는다. 올해 초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원조직법을 고쳐 대법관 정원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린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 5개월이 넘도록 대법관 한 자리가 비어 있으니 ‘이럴 거면 증원은 왜 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의 책임이 크다. 헌법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끔 돼 있다. 그런데 조 대법원장은 노 전 대법관 퇴임이 임박한 지난 3월 초 “(청와대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는 짧은 입장만 밝히고선 말문을 닫았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27조 3항)는 규정을 뒀다. 최종심인 3심 재판의 지연은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법원장이 대법원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포기한다면 ‘직무유기’란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청와대와 국회 과반 다수당인 민주당도 새겨야 할 점이 있다. 세간에는 조 대법원장이 제청하려 한 대법관 후보를 이재명 대통령이 비토(거부)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대법관 후보에 대한 임명 동의권을 쥔 민주당에선 전임 윤석열정부 시절 취임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탄핵소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권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퇴임이 약 10개월 남은 조 대법원장을 청와대와 국회가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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