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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믿고 급매한 사람만 바보”… 양도세 중과 번복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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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승주 기자 joo4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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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들, 세법개정안 불만

서울 집값 상반기 상승률 5.07%
2008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아
정부 조세 원칙 번복에 신뢰 상실
집값 상승 기대에 매물 별로 없어
“지난 5월 초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시세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매도한 사람만 바보된 셈이에요. 당시 1억∼2억원 정도 싸게 나온 매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시세가 더 올랐거든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A공인중개사는 5일 통화에서 부동산 관련 내년도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시장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지난 5월10일 종료하면서 이번이 중과를 피할 마지막 기회라며 더는 유예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여 만인 지난 3일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계기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뉴시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뉴시스

“반드시 원칙대로 종료한다”, “후퇴는 없다”, “안 팔고 버티는 것이 이익이 되도록 방치하지 않겠다” 등 정부가 양도세 중과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만큼, 이를 믿고 부랴부랴 집을 판 사람들은 뒤통수를 맞은 듯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세 부담을 피하려다 이후의 집값 상승분까지 놓치게 된 사람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가 원칙을 바꾼 사이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5.07%로, 상반기 기준 2008년(8.99%)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았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팔고 싶지 않았지만 세금이 무서워서 급하게 팔았는데, 정부 말만 믿은 사람들만 소외됐다”, “팔았던 집이 그 사이 1억원 넘게 올랐더라. 양도세 중과 부활을 곧이 믿었던 내 잘못” 등 성토 글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수차례 공언한 조세 원칙을 스스로 뒤집으면서 정책의 신뢰와 일관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풀릴 수 있도록 퇴로를 연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정경제부도 설명자료를 통해 “현행 양도세 중과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면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으로 집을 계속 갖고 있기도 어렵고, 높은 양도세 때문에 팔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7월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7월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 달리 다주택자 매물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잇단 정책 번복으로 시장의 신뢰가 약해진 데다 집값 상승 기대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월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이미 팔려고 한 다주택자들은 5월9일 전에 다 팔았을 것이고, 시장 신뢰를 잃은 상황에 이제서야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다주택자 입장에선 세제 부담이 이전보다 커진 만큼 전월세 가격을 올리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 연구팀이 2022년 한국재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보유세 전가에 관한 실증연구’에 따르면, 임대인의 보유세 증가분 가운데 29.2∼30.1%는 전세보증금으로, 46.7∼47.3%는 월세보증금으로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에 세제 공제 혜택으로 실거주 요건이 강화된 점도 전월세난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등 고가주택 밀집 지역은 실거주 수요가 늘어 전세난과 월세화를 부추길 우려가 큰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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