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일부기간 PBR 관리 통해
편법으로 규제 피할 길 열어줘”
정부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을 없애기는커녕 기업들이 편법으로 규제를 피할 길을 열어줬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5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한편, 정부안의 미비점을 보완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기업의 상속·증여세 평가 하한 기준을 주가가 아닌 세법상 순자산가치의 80% 기준으로 설정하되, 실제 경영난을 겪는 기업엔 예외를 인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주가 누르기’는 상장기업의 최대주주가 고의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증여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최대주주가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이 생기고, 이는 국내 증시 저평가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재경부 안은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등을 ‘주가 누르기’ 추정 요건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도 기업들이 일부 기간에만 PBR 순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경부 안은 주가 누르기 유인을 차단하기보다 오히려 기업들에 ‘회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실효적인 주가 누르기 방지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이소영 의원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나쁜 법안”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안의 적용 대상이 전체 2600여개 상장사 가운데 100개 남짓에 불과하고, ‘주가 누르기’라는 불확정 개념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정부안은 국회를 바보로 아는 것일 뿐 아니라 대통령의 진심 어린 업무지시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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