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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한국 원화도 약세… 방치 땐 아시아 통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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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워싱턴=유태영·홍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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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엔화 매수 공조 배경 설명
“아베노믹스 끝나” 日금리 인상 압박
WSJ “연준 비상대출 동원” 지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미·일 양국이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나선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 전반의 약세 우려를 언급했다.

베선트 장관은 5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엔화가 약해 한국 원화도 약하고 중국도 위안화 상승에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28년 만에 일본과 함께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것은 급격한 엔저가 아시아 외환시장 전체를 흔드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1990년대 아시아 외환시장 위기를 거론하며 “대규모 엔화 약세가 촉발 요인이었다”고 말해 거세지는 엔화 매도 압력이 아시아 통화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그의 이런 언급은 원화 역시 지나친 약세와 급격한 변동에서 벗어나 안정적 흐름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는 데 미 행정부도 동일한 입장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한국 정부는 과도한 원화 약세가 한·미 무역협정에 따른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어렵게 한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해 왔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8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 중이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 경제정책을 두고는 “아베노믹스 단계는 끝났고 다카이치노믹스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대규모 금융완화가 엔화 약세의 원인이 돼 온 만큼 이제 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한 발언이라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확장재정 정책을 엔화 가치 하락과 국채 금리 인상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대량 매각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닛케이에 “감세와 인플레이션율 인하 중에 나라면 후자를 선택하겠다”면서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식료품 소비세율 인하(8%→1%)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는데, 감세 조치가 재정 불안을 키워 국채 금리 상승과 엔저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양국 중앙은행의 독립성 논란도 불거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 부족 사태 대응을 위해 마련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엔화 방어용 자금 지원에 동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지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5월22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에게 장기금리 상승 억제를 위한 국채 매입을 요구했다면서 “총리가 통화정책의 구체적인 수단을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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