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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육박하는데 ‘이열치열’ 운동?…폭염엔 반대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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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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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건강 해치는 것 넘어 급성 온열질환”
전문가는 “폭염 속 운동을 강행할 경우 최악의 경우 치명적인 열사병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전문가는 “폭염 속 운동을 강행할 경우 최악의 경우 치명적인 열사병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땀을 내어 더위를 이긴다”는 ‘이열치열’ 방식의 야외 운동을 두고 전문가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여름철 뜨거운 음식이나 땀을 내는 활동으로 쾌감을 얻는 식문화와 습관이 지금처럼 극한의 기온에서는 인체의 체온 조절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폭염 속 무리한 신체 활동은 극심한 심혈관 과부하와 급성 온열질환으로 직결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더위를 더위로 이긴다는 이열치열의 함정

 

이열치열(以熱治熱)은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뜻이다. 복날 펄펄 끓는 삼계탕을 먹거나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한여름에 땀복을 입고 달리는 행위 등으로 널리 통용된다.

 

과거 일반적인 여름철 기온에서는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운동으로 땀을 배출하면 피부 표면에서 땀이 증발하며 일시적으로 체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몸이 열을 내보내는 주된 통로가 땀의 증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온이 인체 정상 체온을 훌쩍 넘어서고, 습도까지 높은 지금의 폭염에서는 이 냉각 구조가 작동하지 않는다. 땀을 흘려도 증발하지 못하면 체온은 높아지고 수분과 전해질도 빠져나간다.

 

스포츠 생리학과 응급의학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서 무리한 야외 운동은 건강을 해치는 것을 넘어 급성 온열질환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 실제 한계는 습구온도 30.6도

 

땀으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한계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반영한 습구온도로 가늠한다. 오래 인용된 인체 생존 한계는 습구온도 35도로, 기온 35도에 습도 100%이거나 기온 46도에 습도 50%인 상태에 해당한다.

 

그런데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측정 값은 이보다 훨씬 낮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이 열 환경 챔버에서 젊고 건강한 성인의 심부 체온을 측정한 결과, 이들이 체온을 더는 조절하지 못하는 임계환경한계는 습구온도 30.6도에서 나타났다.

 

건강한 젊은 성인의 한계가 30도를 갓 넘는 수준이라면,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무리한 운동으로 체내 열 생산을 스스로 늘리는 사람의 한계는 그보다 앞당겨진다. 

 

40도에 육박하는 최근의 폭염이 높은 습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야외 운동의 위험 구간은 예보 기온만으로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다.

 

◆ 땀은 흐르는데 체온은 안 내려간다…열탈진에서 열사병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몸 밖으로 나온 땀이 대기 중으로 증발하지 못하고 피부에 맺혀 흐르기만 한다. 이 과정에서 체온은 떨어지지 않고 수분과 전해질만 급격히 빠져나가며 극심한 피로감과 근육 경련을 동반하는 열탈진 상태에 빠진다.

 

문제는 이를 단순한 운동 피로로 여기고 정신력으로 버티는 경우다. 전문가들은 “폭염 속 정신력으로 버티며 운동을 강행할 경우 최악의 경우 치명적인 열사병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열사병 단계에 접어들면 뇌의 체온 조절 중추가 기능을 잃는다. 땀 분비가 완전히 멈추고 피부가 붉고 건조해지며, 의식 소실이나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 주요 장기가 손상되고 치료가 늦어질수록 사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 심장이 먼저 무리한다

 

또 체내 열을 내보내는 동안 심장에도 부담이 몰린다. 신체는 열을 방출하려고 혈류를 피부 표면으로 집중시키는데, 그만큼 산소 공급이 필요한 뇌와 주요 근육, 내부 장기로 가는 혈액량은 줄어든다.

 

부족한 혈액을 전신으로 돌리기 위해 심장은 평소보다 빠르고 강하게 수축해야 한다. 여기에 운동으로 인한 심박수 상승이 겹치면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에게도 급성 심혈관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이 보충되지 않으면 혈액량 자체가 줄어 부담은 더 커지는데,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는 권고가 나오는 이유다.

 

◆ 온열질환 절반은 실외 활동 중 발생

 

질병관리청 감시 자료를 보면 올해 온열질환은 실외 작업장(25.4%)과 논밭(13.6%), 길가(12.3%)에서 절반 넘게 발생했다. 실내 작업장(7.3%)과 집(6.9%)이 뒤를 이었다. 서울 지역 통계에서는 운동장·공원이 7.9%를 차지했다.

 

외부 열기와 신체 활동으로 생기는 열이 겹치는 상황이 위험 구간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기온이 정점에 달하는 낮 시간대에는 야외 운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실내에서 휴식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만약 운동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시간대와 강도를 바꾸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햇볕 아래에서 몸이 받는 열부하는 그늘보다 최대 12∼15도 크기 때문에 같은 운동이라도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만으로 조건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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