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감축 압박·호소 대신
국회 앞에서 춤추고, 응원하고
청년들의 경쾌한 반란
살갗이 타들어갈 듯한 폭염 속에서 청년들이 국회 앞에 모여 ‘칼군무’를 선보였다. 온실가스를 조기에 더 빨리, 더 많이 줄이라는 요구를 국회에 전달하기 위한 유쾌한 시위였다.
3일 기후행동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국회의원을 선정한다는 콘셉트의 공연을 진행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위원 중 온실가스를 조기에 더 많이 줄이는 ‘조기 감축 원칙’을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안에 명확히 못박을 의원을 찾는다는 취지다.
공연은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형식을 차용했다. 시민이 국회에 청원하던 기존 구도를 뒤집어 시민이 직접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20명의 청년 활동가들은 기후특위 의원의 얼굴이 프린트된 가면을 쓰고 음악에 맞춰 군무에 가까운 춤 실력을 선보였다.
이날 케이팝포플래닛은 조기 감축 원칙을 지지하는 2만여 건의 시민 메시지도 국회에 전달했다.
메시지에는 초등학생부터 교사, 청년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민들의 요구가 담겼다. 연령대·성별·직업은 각자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온실가스를 초반에 빨리 감축하라는 통일된 목소리를 냈다.
현재 국회는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한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31~2049년 사이 5년 단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법률에 명시하는 것이 개정 작업의 핵심이다.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등 약 6개월간 논의한 끝에 국회 기후특위는 지난달 22일 법안소위를 열고 204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69~80%, 2045년 목표를 84~90%로 설정하는 ‘범위형’ 감축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해당 목표가 조기감축 원칙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론화 과정에서 ‘조기감축 경로’가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음에도 정작 국회가 합의한 범위형 목표의 하한선이 온실가스를 매년 일정한 폭으로 줄이는 ‘선형 경로’에 맞춰져서다. 선형 경로는 조기감축 경로보다 초기 감축 속도와 감축량을 다소 낮춘 방식이다.
시민·환경단체는 국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이 같은 안에 합의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국회에 전달된 시민 메시지에는 국회 본회의 전까지 ‘조기 감축’ 원칙만을 명확히 담은 개정안을 새롭게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이 같은 요구에 응답해 사전에 메시지를 전달 받겠다고 확답한 의원은 김정호 기후특위 위원장과 박지혜 여당 측 간사, 더불어민주당 김원이·이소영·박정현 의원, 국민의힘 김용태·조은희 의원, 진보당 정혜경,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연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이너는 “국회가 책임 있는 입법을 완료할 때까지 같은 마음을 가진 시민들과 함께 ‘기후의원’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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