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대구 도심 최대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 낮 기온이 무려 40도까지 치솟으며 그야말로 가마솥을 방불케 하는 한여름 풍경이 연출됐다.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대구에는 시민들이 양산이나 우산, 모자 등으로 내리쬐는 햇볕을 가리기 바빴다. 동성로 일대 아스팔트 도로는 펄펄 끓는 듯 열기를 뿜어댔다.
지자체가 설치한 횡단보도 앞 스마트 그늘막에는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며 잠시나마 열기를 식히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대학생 박성찬씨는 “집에서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열기 때문에 숨이 탁 막히는 느낌이다”며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손에 휴대용 선풍기나 차가운 음료를 든 시민들도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옷이 땀에 흠뻑 젖은 한 시민은 얼음이 든 음료를 목 주변으로 연신 문지르며 열기를 식히기도 했다. 모자와 휴대용 선풍기 등을 챙겨나온 직장인 박지은(33∙여)씨는 “저는 대구 시민이라 더위에 익숙하지만, 오늘은 정말 덥다"고 손사래를 쳤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 북구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40.9도를 기록했다. 2018년 대구 대표관측지점(ASOS)이 40.0도를 기록한 이후 8년 만에 대구에서 다시 40도대 기온이 관측된 것이다. 기상청이 공식적인 지역별 기후 극값을 산정할 때는 ASOS 자료를 기준으로 사용한다. AWS 수치는 공식 극값과는 구분되지만 도심과 내륙 곳곳의 폭염 강도와 공간적 분포를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대구기상청은 이번 극한 폭염이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으면서 뜨거운 공기가 장기간 머문 영향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동풍 계열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산맥을 넘으며 더 뜨거워지는 푄현상이 더해졌고, 산으로 둘러싸인 대구 분지 지형은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기온을 더욱 끌어올렸다. 아스팔트와 건물이 밀집한 도심의 열섬효과도 밤까지 열기를 유지하며 열대야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낮 기온이 치솟자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대구 중구 대봉동에서는 야외활동 중이던 20대 남성이 열탈진 증상을 보여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최고체감온도 39도 안팎의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한낮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작업장 휴식시간 준수 등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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