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부양한 자녀가 받은 증여재산을 유류분 산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개정 민법을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진행 중이던 소송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이씨 등 4명이 형제 A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소송에서 아파트 2채를 산정 대상에 포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20년 11월 부친이 사망한 뒤 공동상속인이 된 이씨 등은 A씨가 부친으로부터 아파트 2채 등을 생전 증여받았다며 유류분 반환 소송을 냈다. 유류분은 고인이 생전 유언과 별개로 가족 개개인에게 일정 비율만큼 반드시 물려주도록 한 재산을 의미한다. 가족 생계를 보호하고 공평한 상속을 보장하기 위해 민법에 마련된 제도다.
옛 민법은 부모를 오랜 기간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대가로 재산을 물려받았더라도 이를 다른 상속인들에게 유류분 명목으로 떼어주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피상속인을 집중적으로 돌본 상속인이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다른 상속인들에게 상속 재산을 유류분 명목으로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기여 상속인’의 유류분 반환은 불합리하다며 2024년 4월25일 구 민법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17일 공동상속인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 및 증가에 기여한 대가로 받은 증여는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도록 민법이 개정됐다.
이씨 사건에서 1·2심은 A씨가 아파트 2채를 증여받은 것으로 인정해 이를 유류분 산정을 위한 특별수익(기초재산)에 포함했다. 옛 민법 조항 적용을 전제로 판단했기 때문에 A씨가 주장한 특별부양 및 기여 사정에 대해서는 별도로 심리·판단하지 않았다.
A씨 측은 “설령 아파트를 생전 증여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망인과 장기간 동거하면서 병원비와 간병비를 지급하는 등 특별한 부양 내지 기여에 대한 대가이므로 특별수익에서 제외돼야 한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헌법불합치결정 당시에 구법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돼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으로서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 효과가 미친다”며 “이 사건에 대해서는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은 구법 조항을 전제로 피고가 생전 증여받은 아파트 2채가 특별수익에 산입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됐다”며 A씨가 받은 아파트 2채가 보상적 증여인지 여부를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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