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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딱딱해지는 특발성 폐섬유증…AI가 경과·예후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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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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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 AI 기반 CT 정량 분석으로 폐 섬유화 추적
“폐 섬유화 점수 4% 이상 증가한 환자, 폐이식·사망 위험 높아져”
인공지능(AI) 기반 CT 정량 분석 기술로 섬유화가 진행된 폐 영역을 인식해 75세 남성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1년간 폐 섬유화 진행 정도를 비교한 모습. 첫 검사 당시 폐 섬유화 점수는 11.66%이었으나 1년 뒤 추적 검사에서 15.77%로 증가했다. 망상 음영(주황색)은 9.34%에서 11.39%로, 벌집 모양 음영(분홍색)은 2.32%에서 4.38%로 늘었다. 서울아산병원
인공지능(AI) 기반 CT 정량 분석 기술로 섬유화가 진행된 폐 영역을 인식해 75세 남성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1년간 폐 섬유화 진행 정도를 비교한 모습. 첫 검사 당시 폐 섬유화 점수는 11.66%이었으나 1년 뒤 추적 검사에서 15.77%로 증가했다. 망상 음영(주황색)은 9.34%에서 11.39%로, 벌집 모양 음영(분홍색)은 2.32%에서 4.38%로 늘었다. 서울아산병원

폐가 딱딱하게 굳는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질병 진행 정도와 예후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컴퓨터단층촬영(CT) 분석으로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의료진의 육안 판독에 의존했던 기존 검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해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최주애 교수와 호흡기내과 김호철 교수,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이호연 교수 공동 연구팀은 CT 영상을 AI 기반 소프트웨어로 분석해 폐 섬유화 부위를 정량화하고 특발성 폐섬유증의 진행 정도와 예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값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폐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난치성 질환이다. 한 번 손상된 폐 조직은 회복이 어려워 질병 진행을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노력성 폐활량(FVC)과 일산화탄소 폐확산능(DLCO) 등 폐기능검사를 중심으로 질병 진행 여부를 평가해 왔다. 하지만 폐 전체 기능의 변화를 보여줄 뿐 실제 폐 내부에서 섬유화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CT 역시 의료진의 육안 판독에 의존해 검사자 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AI 기반 CT 정량 분석 기술을 활용해 흉부 CT에서 망상 음영과 벌집 모양 음영 등 섬유화 병변을 자동으로 수치화했다. 이를 통해 동일한 기준으로 반복 측정이 가능하도록 해 시간에 따른 섬유화 진행 정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비교했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524명, 삼성서울병원 환자 224명 등 총 74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첫 검사와 1년 뒤 추적 검사에서 CT와 폐기능검사를 모두 시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폐 섬유화 점수 변화와 실제 임상 경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폐 섬유화 점수 증가는 기존 폐기능검사에서 확인되는 질병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특히 1년 동안 폐 섬유화 점수가 4.05% 이상 증가한 환자는 폐 이식을 받거나 사망할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검증 환자군에서도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폐 섬유화 점수가 기준값을 넘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폐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이 약 2.8배 높았으며, 3년 추적 분석에서도 예후를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또한 성별과 나이, 폐기능검사 결과 등을 활용하는 기존 예후 예측 모델에 CT 정량 분석 결과를 추가하자 예측 정확도가 더욱 향상됐다.

 

최주애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CT 영상을 육안으로 평가해 판독자마다 차이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섬유화 점수 변화 기준을 제시했다”며 “향후 환자의 정기 추적 관찰과 치료 전략 수립에 CT 정량 분석 기술이 보조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는 질병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향후 신약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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