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공정 등 수직계열화 구축
두산이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이자 세계 3위권 업체인 SK실트론을 인수한다. 이번 인수는 박정원(사진) 두산그룹 회장이 수년간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정점으로, SK실트론이 새 주인 아래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와 두산은 각각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이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지난해 12월 두산이 SK실트론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7개월 만이다.
양사는 SK실트론이 향후 초과 실적을 내면 두산이 SK에 추가금을 지급하는 별도 조건을 체결했다. 2027년부터 2034년까지 SK실트론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양사가 합의한 기준을 넘거나 주요 고객사의 품질 인증을 받으면, 두산이 일정 금액을 SK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SK는 2017년 LG로부터 LG실트론 지분 70.6%를 약 79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9년 만에 되팔며 인수가의 세 배 가까이를 회수하게 됐다.
두산은 이미 전자 사업 부문에서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기초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연구·생산하고 있고, 반도체 후공정(OSAT) 테스트 전문 기업인 두산테스나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칩 제조의 가장 첫 단계이자 원판이 되는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을 더함으로써 반도체 소재와 전공정, 후공정을 잇는 수직계열화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업계는 SK실트론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 시장은 기술 장벽과 품질 관리 기준이 매우 높아 신규 업체 진입이 쉽지 않은 산업이다. 현재 글로벌 상위 5개 업체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으며, SK실트론은 300㎜(12인치) 웨이퍼 분야에서 세계 3위권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은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 자금을 자체 현금과 차입,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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