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T 포함 외국인 8조7709억 순매수…개인 10조3834억 ‘순매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비중 51.22%…반도체 쏠림 더 짙어져
“하루 만에 무려 1000포인트 뛰었다.”
사흘 동안 1100포인트 넘게 무너졌던 코스피가 지난달 31일 하루 만에 1000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외국인이 반도체 대형주를 쓸어 담는 동안 개인은 10조원 넘는 주식을 팔았다. 지수 상승폭과 상승률, 외국인 순매수와 개인 순매도까지 기록이 한꺼번에 바뀐 하루였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833조원 넘게 불어났다. 하지만 지수는 급락 직전 수준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더욱이 시가총액 증가분의 약 4분의 3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 나왔다. 기록적인 반등 뒤에 ‘반도체 쏠림’이라는 불안 요소가 남은 것이다.
◆2008년 기록 깼다…사흘 낙폭 86.2% 회복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하루에 1000포인트 넘게 오른 것은 처음이다. 상승폭과 상승률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종전 최고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30일의 11.95%였다. 지난달 31일 상승률은 기존 기록을 5.96%포인트 웃돌았다.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6755.75에서 같은 달 30일 5593.56으로 사흘 동안 1162.19포인트 떨어졌다. 이어 31일 하루에만 앞선 사흘 낙폭의 86.2%를 만회했다.
다만 27일 종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160.30포인트, 2.37% 낮다. 1000포인트 넘게 뛰었지만 급락 전 지수까지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장 초반부터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는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나란히 발동됐다.
◆마이크로소프트 호실적에 반도체주 반등
반등의 출발점은 미국 반도체주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호실적으로 인공지능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8.19% 급등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90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매출이 43% 늘어나면서 AI와 데이터센터에 투입한 대규모 자금이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이 같은 투자심리 회복은 국내 시장으로도 번졌다. 외국인 매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코스콤 집계로 정규시장과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거래분을 합산하면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8조7709억원을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3조5883억원, 삼성전자를 2조10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종목의 순매수액은 5조6913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의 64.9%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29.95% 오른 171만80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상한가로 거래를 마친 것은 2009년 이후 17년 만이다. 삼성전자도 장중 상한가에 근접한 뒤 26.81% 오른 26만2500원에 마감했다.
◆개인은 10조원 순매도…손실 정리·차익실현 뒤섞여
외국인이 사들인 반대편에서는 개인의 매물이 쏟아졌다. 개인은 지난달 31일 넥스트레이드 거래분을 포함해 10조383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10조원 넘는 순매도를 모두 차익실현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순매도액은 매도액이 매수액을 얼마나 웃돌았는지를 보여줄 뿐, 투자자들이 실제로 이익을 냈는지 손실을 봤는지는 알 수 없다.
매수 시점과 가격에 따라 상황도 제각각이다. 급락장에서 큰 손실을 본 뒤 반등을 틈타 주식을 처분한 물량과 수익을 확정한 매물, 추가 변동성을 피해 보유 비중을 줄인 매도가 뒤섞였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가가 급락 직전 가격을 모두 회복하지 못한 종목도 적지 않아 ‘개인이 10조원 넘게 차익을 실현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총 증가분 74%가 두 종목…더 짙어진 쏠림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직전 거래일보다 833조7089억원 증가한 5445조1937억원을 기록했다. 4거래일 만에 다시 5000조원 선을 넘어섰다.
시가총액을 끌어올린 종목은 뚜렷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하루 동안 약 324조4500억원, SK하이닉스는 약 289조2400억원 증가했다. 두 종목에서 늘어난 시가총액만 613조원을 웃돈다. 코스피 전체 증가액의 약 73.6%에 해당한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51.22%에 달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것이다.
두 종목이 오르면 지수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함께 흔들릴 경우 시장 전체의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수 상승폭만 놓고 시장 전반이 회복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하루 만에 앞선 사흘 낙폭의 대부분을 되찾았다. 그러나 시가총액 증가분의 약 4분의 3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나온 만큼 이번 반등을 증시 전반의 회복으로 보기는 이르다.
1000포인트 폭등이 반도체 두 종목만의 반등으로 끝날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할지는 외국인 자금의 다음 행선지가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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