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마친 뒤 병째 들이켜던 스포츠음료가 가방에 넣어 다니는 스틱형 분말로 바뀌고 있다. 무더위와 야외 활동뿐 아니라 출근과 여행, 사무실 업무, 늦은 밤 모임까지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야 할 순간으로 제시하면서다.
유니레버코리아도 미국에서 성장한 전해질 드링크 파우더 브랜드를 국내에 정식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존 스포츠음료 업체들이 저당 액상 제품과 휴대가 간편한 분말 제품을 함께 확대하면서 전해질 음료의 소비 영역이 운동 전후에서 일상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레버코리아는 지난 31일 전해질 드링크 파우더 믹스 브랜드 ‘리퀴드아이비(LIQUID I.V.)’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리퀴드아이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해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약 15개국에 진출한 브랜드다. 유니레버는 2020년 리퀴드아이비를 인수했다. 회사 측은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 리퀴드아이비가 2025년 소매판매액 기준 세계 전해질 드링크 파우더 시장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유니레버가 국내에서 내세운 슬로건은 ‘마시는 이너웰니스’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찾는 기능성 음료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적인 건강관리 습관의 하나로 전해질 제품을 자리 잡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제품에는 비타민 C와 비타민 B3·B5·B6·B12, 나트륨, 칼륨 등 7가지 비타민·미네랄이 들어 있다. 개별 스틱 한 개를 물 500㎖에 넣어 마시는 방식으로 병이나 캔 제품보다 휴대와 보관이 간편하다는 점을 앞세웠다.
광고가 보여주는 장면도 헬스장이나 운동장에 머물지 않는다. 무더운 날 야외 활동을 할 때와 평소 건강관리 습관을 챙길 때, 운동 전후, 늦은 밤 모임 등 네 가지 일상 속 상황을 중심으로 버스와 디지털·소셜미디어 광고를 전개할 예정이다.
정식 출시 전 체험 마케팅도 벌였다. 지프는 지난 15일부터 30일까지 전국 공식 전시장에서 진행한 브랜드 85주년 행사에서 차량 상담 고객에게 리퀴드아이비를 제공했다. 전용 래핑 차량을 활용해 도심을 돌며 시음 제품을 나눠주는 행사도 예고했다. 음료 매장에 제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동차와 야외 활동, 여름철 이동이라는 상황에 브랜드를 결합한 것이다.
국내 스포츠음료 업체도 제품 형태와 사용 장면을 세분화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4월 러너를 겨냥한 스포츠음료 ‘게토레이 런’을 출시했다. 나트륨과 칼륨, 칼슘, 마그네슘, 염화이온 등 5가지 전해질과 비타민 B3·B6를 넣었다. 100㎖당 당류는 2.5g 미만, 열량은 20㎉ 미만으로 낮췄다.
일반적인 운동 인구 전체를 겨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러닝’이라는 특정 활동과 소비자층을 제품명부터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에는 ‘게토레이 파우더 레몬라임향’을 선보였다. 나트륨과 칼륨, 염소이온 등을 담은 35g짜리 분말 한 포를 물 400~500㎖에 타 마시는 제품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러닝과 등산, 캠핑 등 운동·야외 활동을 주요 사용 장면으로 제시했다.
액상 제품에서는 저당과 특정 운동에 맞춘 기능을 강화하고, 분말 제품에서는 휴대성과 보관 편의를 내세우는 ‘투트랙’ 전략이다.
분말형 스포츠음료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를 캔과 페트병뿐 아니라 물 1ℓ에 타 마시는 65.6g 분말 제품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링티도 분말 한 포를 물 500㎖에 섞어 마시는 방식을 앞세워 시장을 넓혀왔다.
리퀴드아이비의 가세로 소비자는 포카리스웨트와 게토레이 같은 전통 스포츠음료 브랜드, 분말 제품을 주력으로 성장한 국내 브랜드, 글로벌 웰니스 브랜드를 한 시장에서 비교하게 됐다.
경쟁의 기준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운동 중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과 전해질을 얼마나 빠르게 보충하느냐가 핵심이었다. 최근에는 당류와 열량, 휴대성, 맛, 비타민 구성, 브랜드 이미지까지 선택을 가르는 요소로 떠올랐다.
다만 전해질 제품이라고 해서 물처럼 수시로 마셔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리퀴드아이비 레몬라임향은 1포 16g 기준 나트륨 526㎎과 당류 11g을 함유하고 있다. 각각 하루 영양성분 기준치의 26%와 11%에 해당한다. 제품과 맛에 따라 함량이 다른 만큼 구매 전 영양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버드대 T.H. 챈 공중보건대학은 1시간 미만의 중간 강도 운동을 할 때는 물이 가장 적합하며, 일반인이 일상적으로 마실 경우 추가 열량과 나트륨 섭취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해질 음료는 장시간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설사·구토·과도한 발한으로 수분을 많이 잃었을 때 유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음료 업체들이 겨냥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한여름 운동 뒤에만 찾던 스포츠음료를 출근길과 여행지, 사무실 책상에서도 꺼내 마시는 제품으로 바꾸는 것이다. 전해질 음료 시장의 승부처도 ‘누가 더 스포츠음료다운가’에서 ‘누가 소비자의 하루에 더 자주 들어가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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