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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 피해자 사건은 지연될 수도” 법조계 우려…소송체계 달라지는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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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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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개정안 주요 쟁점은
보완수사권 근거 삭제 등 檢 권한 축소
피해자 이의신청 기한 ‘3개월’
‘사건 핑퐁’, ‘부실수사’ 우려도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형사 소송 체계가 큰 변혁을 맞게 됐다. 경찰로 수사권이 일원화되고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대신 압수수색 전 과정 영상녹화, 피의자 신문 녹음 등 수사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가 마련됐고 사건이 불송치될 경우 범죄 피해자 등이 이의신청을 하고 수사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여권에서는 사건관계자의 권리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법조계에서는 수사 지연 우려와 복잡한 소송과정으로 법률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3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지난 7월 3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볼송치 결정에 피해자 이의신청은 3개월 안에 해야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안은 사법경찰관이 사건 불송치를 결정하면 고소인 등에게 이의신청에 대한 안내와 서식을 보내도록 규정한다. 이의신청에 필요한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거나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도 새롭게 마련됐다. 이의신청은 경찰의 결정을 통보받고 3개월 내에 할 수 있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6개월까지 이의신청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수사를 개시한 후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증거조사 등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개정안은 실질적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 경찰이 고소인의 권리를 침해한 경우, 위법·부당한 수사행위가 있는 경우 등에 고소인 등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수사 공무원 교체하고 고소인 등에게 수사 계획과 대책을 통보해야 한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이의신청권 행사 기한을 두어 법적 안정성이 생긴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졸속 수사가 이뤄진 경우 3개월의 시간이 고소인 측이 증거를 모아 이의신청하기 충분한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돈 없는 피해자는 범죄피해를 당하고도 혼자 고소할 경우 사건 처리가 안 되고 지연되는 등의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발인의 이의신청권도 일부 확대됐다. 무고죄 등 고발인이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범죄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 등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익신고 등에 해당하는 고발인에 대한 보호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국회(임시회) 제3차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스1
지난 7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국회(임시회) 제3차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스1

◆‘무한 핑퐁’ 현실화될까…보완수사 요구만 가능

개정안에는 검사가 직접수사나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지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만 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가 새로운 범죄 정황이나 수사미진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도 직접 수사를 할 수 없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를 이행하고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기존 수사준칙에는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3개월 내 이행하도록 했다. 경찰이 추가 수사를 마치고 오더라도 여전히 검사가 판단할 때 결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재차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이러한 절차가 반복되면서 소송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 등 공소기각 사유도 늘어나 피고인들이 ‘위법수사’를 주장하며 재판을 지연할 가능성도 생겼다.

 

또 구속사건의 경우 수사부터 기소까지 책임 기관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피의자를 구속 송치할 경우 검사는 10일 안에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보완수사가 필요할 경우 법원에 1차례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최장 20일간 검찰이 신병을 관리하지만 실제 보완수사는 경찰이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가 경찰에 다시 인계돼야 하는지 등에 대한 규정은 마련되지 않았다. 또한 법조계에서는 수사하지 않는 검사가 인신을 구속하는 건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사가 공소 제기나 공소 유지, 재수사 요구 여부를 결정하기 전 피의자와 사건관계인, 전문가, 사법경찰 등을 면담하거나 자료를 제출받아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사실관계 확인’ 절차도 신설된다. 개정안은 검사가 경찰의 영장신청에 대해서도 필요성 등을 심사하기 위해 피의자를 면담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피의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사각지대를 방지하기 위해 별도 법안을 통한 보완책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아동학대와 성범죄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는 사건 기록 전체를 검찰로 넘기는 ‘전건 송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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