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최근 상장한 중국의 메모리 제조사 창신메모리(CXMT)에 붙여준 별명이다. 배터리 산업에서 CATL(닝더스다이)이 일본·한국을 제쳤듯 CXMT가 메모리 산업에서 추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 잡을 것이란 의미로 붙여줬다. CXMT가 상장 직후 가격이 폭등하고, 같은 날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국내 반도체 회사들 주식이 급락하자 이들의 자신감은 한층 더 강해졌다. 다만, 중국 언론들도 무조건적인 희망론만 펼치진 않았다. 이들은 미국 마이크론은 단기간 내 따라잡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까지 추격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7월 27일 중국 상하이 커촹반(과창판, 기술주 시장)에 상장한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는 첫날 공모가(8.66위안)의 5.7배인 49위안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465.82% 폭등, 시가총액은 3조2800억위안(약 620조원)까지 뛰며 화려한 데뷔를 알렸다. 상장 이후 나흘간 주가는 510% 넘게 올라 시총이 2조9000억위안(약 550조원)이나 불어났고, 한때 ‘스타마켓 시총 1위’ 자리에 올랐다.
질주하는 CXMT를 두고 중국 언론은 창신메모리에 '존닝왕(存寧王·메모리계의 CATL)'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많은 기업 중 CATL과 비교한 배경에는 두 회사의 성공 공식이 겹치는 대목이 많기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해외 강자가 지배하던 시장에서 자라났고, 고객사가 ‘공급망 안전판’으로 떠받든다는 점이 닮았다. CATL은 2017년부터 상하이·둥펑·광저우·이치·지리·창안 등과 배터리 합작사를 세우며 몸집을 키웠고, 2025년 세계 점유율 39.2%로 9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창신메모리 역시 애플이 ‘D램 쇼티지(공급부족)’의 대안 중 하나로 고려중인 회사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장치산업 특유의 '규모의 게임'이라는 점에서도 배터리와 메모리는 같은 논리 위에 서 있다. 지방정부의 든든한 뒷받침도 판박이다.
◆배터리와 반도체는 달라… CXMT가 환경 더 가혹해
다만 CXMT에 ‘장밋빛 미래’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배터리와 반도체의 상황 자체가 다르다. 배터리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도 새롭게 참전하는 시장이었다. 선두 업체와 후발 주자와 격차가 크지 않았다. 덕분에 거대한 내수시장 점유율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이 손쉽게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반도체는 다르다. 수십년을 걸쳐 수 많은 미국과 일본,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여왔고, 기나긴 치킨게임 끝에 현재의 과점 체제가 만들어졌다. 수백 조 단위의 투자를 집행해 온 현재 메모리 3강(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CXMT는 출발점 자체가 틀리다.
실제로 CATL은 이미 세계 점유율 40%에 육박한 반면, 창신은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기준 2025년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는 글로벌 D램 매출의 91.85%를 쥐고 있다. 창신은 중국 본토에서 유일하게 D램을 양산하는 IDM 기업으로, 2025년 4분기 세계 점유율 7.67%로 4위에 올랐다.
제품 격차도 남아 있다. 창신은 범용 D램인 DDR4·DDR5·LPDDR4X·LPDDR5/5X를 양산하며 국제 기업과의 세대 격차를 좁혔지만,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라인업은 범용 D램은 물론 고성능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까지 아우른다. 여기에 미국의 규제로 최신 노광·식각·박막 증착 등 첨단 장비·소재 수급이 어렵다.
D램은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폭등·폭락하는 강한 주기 산업이다. 현재의 비정상적인 메모리 가격 폭등으로 창신메모리가 수혜를 받았지만 다음 하강 국면에서도 흑자를 지킬 수 있느냐는 장담할 수 없다. 중국 언론은 ‘반도체 겨울’에도 버텨야만 ‘메모리 업계의 CATL’이란 칭호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CXMT는 성장할 것… 중국의 낙관론
위기를 걱정하면서도 중국 언론은 ‘CXMT는 끝까지 생존한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펼치고 있다. 근거로 중국 언론은 미국 반도체 애널리스트 ‘짐 핸디’의 분석을 인용했다.
짐 핸디는 “AI 투자는 언젠가 단계적으로 멈추고, 그때 D램 가격 폭락이 온다”며 “2000년 닷컴 버블 때와 비슷한 조정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고성장 국면에선 CXMT를 포함한 메모리 4강이 공존하지만, 성장이 꺾이면 그중 한 곳이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짐 핸디는 생존자 후보로 창신메모리를 지목했다. 그는 “창신메모리 창업팀은 옛 반도체 강자 키몬다(Qimonda) 출신으로 성숙한 설계 역량을 갖췄고, 이미 DDR4 시대에 해외 3사에 실질적 경쟁 압력을 가했다”며 “창신메모리가 DDR4를 대량 출하하자 3사가 오히려 DDR4 생산을 줄이거나 접었다”고 짚었다. 중국 언론은 메모리 3강 중 가장 점유율이 낮은 마이크론이 CXMT의 첫번째 희생양이 되리라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CXMT의 질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처음 반도체 도전할 때, 모두가 안된다고 비웃었지만, 결국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패권을 차지했다”며 “중국 업체도 저력이 있는만큼 언제든 상황은 바뀔 수 있다, 무시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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