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도 특별한 경험을 위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주류 시장이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재편되고 있다. 위스키와 와인은 물론 전통주까지 차별화된 원료와 제조 방식, 브랜드 스토리를 앞세워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유명 스코틀랜드 위스키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국내 시장은 최근 숙성 방식, 캐스크 종류, 제조 철학 등을 따지는 ‘취향 소비’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판매 경쟁을 넘어 브랜드 헤리티지와 차별화된 경험을 앞세운 전략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위스키 시장에서는 희소성과 브랜드 헤리티지를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3대 셰리 캐스크 위스키 브랜드로 꼽히는 글렌파클라스는 최근 한국 시장만을 위한 한정판 ‘글렌파클라스 10년 캐스크 스트렝스’를 출시했다. 물을 희석하지 않은 캐스크 스트렝스 방식으로 알코올 도수 60.4%의 원액 본연의 풍미를 강조한 제품이다.
특히 이번 제품은 글렌파클라스가 199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캐스크 스트렝스 위스키 ‘글렌파클라스 105’의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획됐다. 한국 전통 민화와 건축 문양을 적용한 패키지를 선보이며 제품 자체를 소장 가치가 있는 콘텐츠로 확장했다.
국내 위스키 브랜드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 주류 경연대회에서 ‘Best Other Single Malt’ 최종 결선에 3개 제품을 진출시키며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대만 카발란과 최고상을 두고 경쟁하면서 아시아 위스키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한국브라운포맨이 유통하는 셰리 캐스크 숙성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 ‘더 글렌드로낙’은 2026년 SFWSC와 IWSC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SFWSC에서는 ‘더 글렌드로낙 12년’, ‘18년’, ‘21년’, ‘오드 투 더 밸리’ 등 4개 제품이 더블 골드를 수상했다. 더블 골드는 모든 심사위원이 만장일치로 골드 등급을 부여한 제품에만 주어지는 상이다.
골든블루는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영국 ‘2026 IWSC’에 출품한 4개 제품 모두 메달을 획득했다. ‘골든블루 더 다이아몬드’와 ‘골든블루 더 사피루스’는 각각 은상을 받으며 12년 연속 수상 기록을 달성했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체험형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26 서울바앤스피릿쇼’에서 조니워커 블랙 루비, 돈 훌리오, 화이트홀스 등 주요 브랜드별 개성을 살린 체험 공간을 운영했다.
조니워커 블랙 루비는 셰리 캐스크 기반의 풍미를 강조했고, 돈 훌리오는 프리미엄 데킬라 시음과 푸드 페어링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화이트홀스는 일본식 이자카야 콘셉트와 하이볼 경험을 결합해 젊은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와인 시장에서도 지속가능성과 차별화된 생산 방식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나라셀라는 국내 유기농 인증을 획득한 칠레 와이너리 베라몬테의 ‘그란 레세르바’ 시리즈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유기농 와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당 제품은 100% 유기농 및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기반으로 생산됐으며, 자연과 생태계를 강조한 브랜드 철학을 앞세웠다. 카버네 소비뇽, 샤도네이, 피노 누아 등 총 5종으로 소비자 선택 폭도 넓혔다.
전통주 업계 역시 경험과 스토리를 강화하고 있다. 국순당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강원 횡성양조장에서 ‘찾아가는 양조장 주향로 2026 OPEN DAY’를 운영한다. 양조장 견학과 막걸리 빚기 체험 등을 통해 소비자가 우리 술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배상면주가는 ‘느린마을 막걸리 여름 에디션’을 선보이며 계절성을 강조했다. 숙성일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제품 특성을 앞세워 소비자가 취향에 맞는 막걸리를 선택하는 새로운 음용 문화를 제시했다.
주류업계의 변화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취향 소비’와 맞닿아 있다.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경험과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류 시장에서는 얼마나 많이 판매하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며 “한정판 제품, 브랜드 체험,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마케팅 경쟁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BTS의 그래미 보이콧](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30/128/20260730522217.jpg
)
![[기자가만난세상] 주민이 뽑는 동네교육 수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23/128/20260323518821.jpg
)
![[세계와우리] 중·러 뒷배 삼아 힘 키우는 北](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4/11/08/128/20241108500071.jpg
)
![[강영숙의이매진] 장소와 음식](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6/128/20260716524155.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