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에 수상공원을 조성해 전국 선남선녀들의 프러포즈 명소로 만들겠다던 ‘신천 프러포즈존’ 조성 사업이 전면 수정된다. 사업 계획 단계부터 불거진 예산 낭비 지적과 실효성 논란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2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신천 대봉교 하류에 총사업비 143억원을 투입해 지난해부터 ‘신천 프러포즈’ 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 2024년 6월 계획 발표 당시 사업비는 110억원이었으나, 자재비와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33억원이 증액됐다. 현재 직경 45m 규모의 원형 복층 데크와 광장 등 교각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며, 공정률 50%를 넘겨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대구시가 제시한 청사진은 화려했다. 반지 모양의 대형 링 구조물을 비롯해 러브로드, 프라이빗 이벤트룸, 미디어파사드 등을 갖춘 낭만적인 수상 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홍 전 시장은 사업 추진 당시 “프랑스 센강 퐁네프 다리처럼 선남선녀들이 평생 헤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며 자물쇠를 걸어두는 대구만의 프러포즈 명소를 만들겠다”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시작 전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구 경제가 침체한 상황에서 청년 남녀의 데이트 장소를 짓기 위해 1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쓰는 것이 타당하냐는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안팎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대구시는 기존 사업 계획의 전면적인 방향 선회가 불가피해졌다.
민선 9기 대구시는 이미 89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골조 공사가 마무리된 만큼 사업 자체를 백지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하부 구조물은 그대로 활용하되, 특정 연인들만을 위한 ‘프러포즈’ 색채를 완전히 지우기로 가닥을 잡았다.
시는 프러포즈 공간 계획을 삭제하는 대신 어린이 놀이시설, 휴식용 쉼터, 식음료 판매시설 등을 도입해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 수변 복합 쉼터'로 공간을 재구성할 방침이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신천 프러포즈존'이라는 명칭도 올해 말까지 시민 공모를 거쳐 변경된다.
시 관계자는 “명칭으로 인해 과도하게 왜곡되거나 오해를 샀던 부분을 바로잡고,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공간 활용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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