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비 축소 속 수요 폭발에 예산 조기 소진…지자체 재정 따라 혜택 격차 심화
고물가로 인한 가계 부담에 지역화폐를 충전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자, 경기지역 시·군들이 개인별 충전 한도를 축소해 수혜 대상을 넓히는 고육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경기지역 지역화폐는 충전액의 10% 안팎을 깎아주는 인센티브제를 운용 중인데, 매월 초 충전 때마다 수원·용인·화성·성남 등 대도시에선 수만 명의 대기열이 형성되며 접속 대란을 겪는다.
3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화성시는 내달부터 ‘희망화성지역화폐’의 월 구매 한도를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반토막 낸다. 10%의 인센티브 비율은 유지하되 소수 이용자의 조기 독점을 막고 더 많은 시민에게 혜택을 배분하기 위해서다.
화성시의 경우 지난달 충전 시작 1시간21분 만에 지역화폐 예산이 소진됐고, 예산을 2.7배 늘린 이달 역시 1시간28분 만에 충전이 마감됐다. 화성시에선 주민 4명 중 3명 이상이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용인시도 내달부터 ‘용인와이페이’의 월 충전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인다. 1인당 월 최대 인센티브 혜택은 5만원에서 3만원으로 줄지만, 수혜 인원은 기존 3만7000여명에서 6만7000여명으로 약 64%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혜택 쪼개기’ 움직임은 도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앞서 과천시와 안양시는 7월부터 구매 한도를 3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췄고, 의정부시도 지난해 말 충전 한도와 할인율을 동시에 하향 조정했다.
국·도비 지원 축소와 세수 부족으로 예산은 한정된 반면, 외식비와 학원비 등 필수 생활비를 아끼려는 시민 수요가 폭발해 매월 시작과 동시에 예산이 소진되는 사태가 반복된 탓이다.
용인시는 구매 한도 축소 외에 대기열이 형성되는 접속 대란 해소를 위해 시스템 개선에도 나선 상태다. 사전에 접속해 자리를 선점하는 편법을 막고 동일 선상에서 대기하도록 바꾸는 것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실질적 가계 지원 혜택이 줄어 아쉽다는 불만이 나오는가 하면, 정시에 접속해도 충전에 실패하던 이들에게 기회가 더 돌아가 공정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지자체 간 재정 자립도에 따른 혜택 격차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일부 시·군이 매달 최대 24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동안 충전 한도가 10만원에 불과한 지자체가 나오는 등 지역별 체감 격차는 연간 100만원 이상 벌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역화폐 충전 한도를 줄이는 정책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수혜 대상의 형평성을 확대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체감 혜택이 감소해 신용카드사의 자체 적립·할인 혜택과 비교해 유인 요소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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