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와 양극화 심해져
대출 규제로 여신 장벽이 대폭 높아지며 신용등급 상위 차주마저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크게 어려워졌다.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신용등급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이어지며 중·저신용자와의 양극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30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6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가계대출(신규 취급액 기준)을 받은 차주의 신용점수는 평균 944점이었다. 신용 1등급(942점 이상)도 탈락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을 정도로 대출 창구가 좁아진 것이다.
정부가 4월 ‘2026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한 이후 차주 평균 신용점수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3월 941.8점이었던 차주 평균 신용점수는 4월 941점으로 소폭 떨어졌다가 5월 943점으로 다시 뛰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 총력전을 펼치자 은행들이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를 위주로 대출을 내주면서 평균 점수가 뛴 것이다. 5대 시중은행에서 신용등급이 2등급(891~941점)인 고신용자도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정도로 문턱이 높아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심해서 신용등급이 좋고 상환 여력이 좋은 사람이 대출을 받게 된다”며 “DSR 같은 기준들을 꼼꼼하게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용등급 인플레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깐깐해진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해 차주들이 신용등급 관리를 이전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다. 이에 차주의 평균 신용등급은 올라가고, 관리할 여력이 없는 중·저신용자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대출을 줄인다고 하니 걱정되는 개인들은 신용등급 관리를 열심히 할 것이고 실제로 상환능력이 증빙되는 사람들만 대출을 받게 돼 신용등급이 좋은 사람들이 은행에 더 몰릴 수밖에 없다”며 “중·저신용자의 경우 저축은행·카드론 등으로 눈을 돌리는 양극화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인플레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에 강하게 제동을 건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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