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사이 한국 남성의 고위험 음주는 전 연령대에서 줄었지만, 여성은 3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늘었다. 질병관리청이 성인 약 2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를 27일 심층 분석한 결과다. 퇴근 뒤 집에서 마시는 한두 잔이 여성에게는 유방암 위험까지 끌어올린다는 경고도 함께 나왔다.
◆ 남성은 전 연령 감소, 여성은 30대부터 반전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27일 전국 성인 약 23만명을 대상으로 한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를 바탕으로 음주 관련 건강행태 심층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고위험 음주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소주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은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경우를 뜻한다.
2025년 기준 성인 10명 중 6명(57.1%)이 매월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월간음주자였고, 33.7%는 월간폭음자, 12.0%는 고위험음주자에 해당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남성 20대는 17.8%에서 10.4%로, 30대는 25.5%에서 16.3%로 크게 떨어졌다. 40대도 31.3%에서 22.3%로 낮아졌다.
반면 여성 30대는 6.8%에서 8.1%로, 40대는 5.8%에서 7.6%로 올랐다. 50대는 3.8%에서 4.3%, 60대는 1.3%에서 1.6%, 70대 이상은 0.3%에서 0.4%로 모두 상승했다. 20대 여성만 유일하게 9.2%에서 7.5%로 줄었다.
여성의 고위험 음주 기준은 소주 5잔으로 남성(7잔)보다 낮게 설정돼 있다. 기준선이 더 낮은 쪽에서 비율이 오르고 있다는 것은 여성의 실제 음주량이 위험 구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여성의 음주 증가는 △사회·경제 활동 확대, △외식·모임 기회 증가 △혼술과 가정 내 음주 등 음주 방식의 다양화 △여성 음주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완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 증가로 가정 내 음주가 일상화된 점, 30∼40대 여성이 육아와 직장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수단으로 술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착된 가정 내 음주 문화가 30대 이상 여성의 일상적 고위험 음주를 부른 주요 계기로 보고 있다.
◆ 학력·직업·소득·지역에 따라 갈린 위험
계층·직업별 양상도 뚜렷했다. 월간음주율과 월간폭음률은 대졸 이상에서 가장 높았지만, 고위험 음주율은 고졸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직업별로는 월간음주율과 월간폭음률이 사무직에서 가장 높았으나 고위험 음주율은 기능·단순노무직에서 가장 높았다.
소득별로는 월가구소득 1000만원 이상 집단이 월간음주율과 월간폭음률, 고위험 음주율 모두에서 가장 높았다.
자주 마시는 집단과 위험하게 마시는 집단이 갈린다는 뜻이다. 술을 접하는 빈도는 고학력·사무직에서 높지만 한 번에 많이, 자주 마시는 위험 음주는 고졸·기능단순노무직에 몰려 있어 대책도 두 갈래로 달라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한 잔도 안전하지 않다”…여성에게 더 치명적
한국의 폭음 수준은 국제적으로도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5’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월간폭음률은 통계가 있는 27개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떠한 수준의 알코올 섭취도 건강에 안전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여성에게는 유방암 위험이 직결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여성의 경우 하루 1잔의 음주만으로도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체수분량이 적고 체지방 비율이 높아 같은 양을 마셔도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높게 올라가고, 알코올 분해 효율도 떨어진다. 간 손상과 심뇌혈관 질환 위험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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