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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되는 줄 알았는데”…샤워 후 수건으로 머리 ‘박박’ 닦자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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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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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머리 거칠게 문지르면 큐티클 손상·모발 끊어져
모낭서 빠지는 탈모와 중간서 부러지는 모발 손상 달라
수건으로 감싸 눌러 물기 빼고 드라이어는 거리 둬야

“대머리 되는 줄 알았는데…”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거칠게 비비거나 털면 모발 표면의 큐티클이 손상돼 머리카락이 중간에서 끊어질 수 있다. Unsplash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거칠게 비비거나 털면 모발 표면의 큐티클이 손상돼 머리카락이 중간에서 끊어질 수 있다. Unsplash

샤워를 마친 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박박 문지르는 사람이 많다. 물기를 빨리 없애려는 행동이지만, 수건이나 욕실 바닥에 머리카락이 수북하게 떨어지면 ‘혹시 탈모가 시작된 것 아닐까’ 걱정부터 앞선다.

 

수건에 붙은 머리카락이 모두 탈모 때문에 빠진 것은 아니다. 성장 주기가 끝난 모발이 샴푸와 건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졌을 수 있다. 마찰을 견디지 못한 머리카락이 두피에서 빠진 게 아니라 중간에서 끊어진 경우도 있다.

 

젖은 머리는 물을 흡수해 부풀고 외부 자극에 민감해진다. 이때 수건으로 거칠게 비비거나 털면 모발 표면을 덮은 큐티클에 손상이 쌓인다. 머리카락이 푸석해지고 끝이 갈라지거나 중간에서 끊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젖은 머리 ‘박박’ 닦으면…큐티클 손상에 모발 ‘뚝’

 

머리카락은 대부분 케라틴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겉면에는 비늘처럼 겹쳐진 큐티클이 있어 모발 내부를 보호한다. 물에 젖은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마찰을 가하면 큐티클이 들뜨거나 갈라질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AAD)는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문질러 말리는 행동을 모발을 손상시키는 습관으로 꼽는다.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 물기를 흡수시키고 드라이어를 사용할 때는 낮은 온도를 선택하라고 권한다.

 

손상된 모발은 약해져 쉽게 끊어지고, 손상이 반복되면 머리숱이 줄거나 두피 일부가 빈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연세대 원주의대와 애경산업 공동 연구진도 세정과 수건 건조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을 모발 손상의 물리적 요인으로 설명했다. 특히 젖은 모발 표면은 마찰에 취약하다고 봤다.

 

물론 이 연구가 수건 사용법에 따른 손상 정도를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화학 처리하지 않은 모발 다발을 씻은 뒤 수건으로 가볍게 두드려 물방울을 제거했다.

 

이후 하루 한 차례씩 씻고 말리는 과정을 30일간 반복하며 드라이어 온도와 거리, 건조 시간에 따라 모발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했다.

 

실험군은 자연 건조군과 드라이어 건조군으로 나뉘었다. 드라이어는 모발에서 15㎝ 떨어진 거리에서 60초, 10㎝에서 30초, 5㎝에서 15초 동안 사용했다. 모발 표면에서 0.5㎝ 떨어진 지점에서 측정한 온도는 각각 47도, 61도, 95도였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온도가 높고 거리가 가까울수록 모발 표면 손상이 심해졌다. 47도 조건에서는 큐티클에 여러 개의 세로 균열이 관찰됐다.

 

61도에서는 큐티클이 들뜨고 갈라진 흔적이 더 뚜렷했다. 95도에서는 균열뿐 아니라 구멍과 흐릿해진 큐티클 경계까지 나타났다. 모발 안쪽의 피질에서는 어느 실험군에서도 뚜렷한 손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피부과학연보’에 실렸다.

 

◆끊어진 모발과 탈모는 달라

 

수건 마찰로 생기는 모발 손상과 탈모는 문제가 발생하는 부위부터 다르다. 모발 손상은 두피 밖으로 나온 머리카락 줄기가 갈라지거나 부러지는 현상이다. 평소보다 짧고 길이가 제각각인 머리카락이 많이 보이거나 끝이 갈라져 있다면 모발이 중간에서 끊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탈모는 모낭이나 모발의 성장 주기에 변화가 생겨 모발이 과도하게 탈락하거나 새로 자라는 머리카락이 점차 가늘어지는 상태다.

 

수건으로 머리를 거칠게 말리는 습관만으로 남성형 탈모나 원형 탈모가 생긴다고 볼 근거는 없다. 젖은 모발을 반복해서 세게 문지르면 큐티클이 손상돼 머리카락이 쉽게 끊어질 수 있다.

 

남성형 탈모는 앞머리선이 서서히 뒤로 밀리거나 정수리 모발이 가늘어지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여성형 탈모는 가르마가 넓어지거나 정수리 부근의 머리숱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원형 탈모는 두피나 수염 부위에 둥글거나 타원형의 매끈한 탈모반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많다.

 

출산이나 고열을 동반한 질병, 수술, 급격한 체중 감소, 심한 스트레스 등을 겪은 뒤에는 머리 전체에서 빠지는 모발이 늘어나는 휴지기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대개 원인이 된 사건이 발생하고 2∼4개월 뒤 탈락량이 늘어난다.

 

건강한 사람도 모발 성장 주기에 따라 하루 약 50∼100가닥이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다. 머리 길이와 굵기, 샴푸 주기에 따라 눈에 보이는 양이 크게 달라져 떨어진 머리카락 수만으로 탈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수건 마찰로 머리카락이 여러 길이로 끊어지면 실제 탈모가 없어도 머리숱이 줄거나 특정 부위가 비어 보일 수 있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몇 가닥만 보고 탈모와 모발 손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다.

 

◆비비지 말고 감싸서 눌러야

 

머리를 감은 뒤에는 수건이나 면 티셔츠로 모발 전체를 감싼 뒤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물기를 흡수시키는 게 좋다. 머리카락을 한데 모아 비틀어 짜거나 정수리 부분을 수건으로 반복해서 털어내는 행동은 피한다.

 

드라이어는 낮거나 중간 온도로 맞추고 모발과 거리를 둔다. 한곳에 뜨거운 바람을 계속 쏘지 말고 드라이어를 움직이며 골고루 말려야 한다.

 

국내 연구에서는 15㎝ 거리에서 드라이어를 사용한 모발이 더 뜨거운 바람을 가까이에서 쐰 모발보다 표면 손상이 적었다. 15㎝ 조건에서도 큐티클 균열이 나타난 만큼 거리를 뒀다고 열 손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연 건조군은 드라이어 건조군보다 모발 표면이 비교적 잘 보존됐다. 반면 모발 세포 사이의 결합에 관여하는 세포막복합체가 부풀어 오른 현상은 자연 건조군에서만 관찰됐다. 실험에서 모발 다발이 자연 건조되는 데는 2시간 넘게 걸렸다.

 

머리를 감은 뒤에는 수건으로 비비기보다 모발을 감싸 가볍게 눌러 물기를 빼는 게 좋다. 드라이어는 낮거나 중간 온도로 맞추고 모발과 거리를 둔 채 움직이며 사용해야 한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머리를 감은 뒤에는 수건으로 비비기보다 모발을 감싸 가볍게 눌러 물기를 빼는 게 좋다. 드라이어는 낮거나 중간 온도로 맞추고 모발과 거리를 둔 채 움직이며 사용해야 한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연구진은 모발이 오랫동안 젖어 있으면 줄기가 계속 부풀면서 세포막복합체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자연 건조는 모발 표면의 열 손상이 적지만, 장시간 젖은 상태로 두면 내부 결합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자연 건조보다 드라이어가 무조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잘라낸 모발 다발을 정해진 조건에서 30차례 반복 처리한 실험이어서 실제 두피와 모발 상태, 머리숱, 드라이어 성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드라이어를 정확히 47도에 맞춰 60초 동안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앞머리선이 계속 뒤로 밀리거나 가르마가 넓어지고 정수리 모발이 눈에 띄게 가늘어진다면 피부과에서 원인을 확인하는 게 좋다. 두피나 수염 부위에 동그랗게 비는 곳이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부위에 심한 가려움이나 통증, 붉은기, 각질까지 동반된다면 단순한 모발 손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염증이나 감염 등 두피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는 만큼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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