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첫 2일 연속 서킷브레이커 발동
투자자예탁금 한 달 새 30조원 감소
미국 주식 순매수는 전월 대비 5.7배 급증
SK하이닉스가 2분기 매출 79조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간밤 미국 월가를 뒤흔든 인공지능(AI) 반도체 고점론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 자립 가속화 우려가 겹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동반 급락했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9.93포인트(5.98%) 내린 5663.24에 거래를 마치며 6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장 초반에는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고, 장중에는 10% 넘게 급락하며 5200선까지 밀려 50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급격한 변동성에 코스피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43.17포인트(6.12%) 내린 662.68에 마감하며 코스피와 함께 급락세를 보였다.
지수 하락을 주도한 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미국 증시에서 AI 반도체 고점론이 확산된 데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면서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5% 하락했고,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9% 급락했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IB업계에 따르면 씨티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보고서에서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이 지난달 22일 약 525억달러(약 76조3700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190억달러(약 27조6400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고점 대비 시가총액 감소액은 약 335억달러(약 48조7000억원)다. 다만 이후 약 62억달러(약 9조200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의 누적 손실 규모는 약 387억달러(약 56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씨티증권은 추산했다.
기초자산별로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손실이 가장 컸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약 170억달러(약 24조7400억원) 감소해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약 105억달러,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50억달러 이상 시가총액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씨티증권은 레버리지 ETF 시장의 위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레버리지 ETF 관련 상품의 시가총액이 연말 이전 80억달러(약 11조6300억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정망했다.
신용거래 역시 국내 증시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씨티증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액은 32조7000억원으로, 연초 이후 쌓인 신용융자 포지션 가운데 약 65%만 청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씨티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은 아직 투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코스피는 과열 국면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9조1675억원으로, 지난달 4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139조6948억원보다 21.9%(30조5273억원) 감소했다.
해외 투자로 향하는 자금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1~27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35억9000만달러로 전월(6억3296만달러) 대비 약 5.7배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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