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서지윤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서울의료원에서 유사한 악습이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조는 지자체와 병원 측에 조속한 진상 규명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의료원 근무자 A 간호사가 당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 과중한 업무에 폭언·수당 미지급 논란까지
노조에 따르면 A 간호사는 지난해 4월부터 인력 부족에 따른 과도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상사 B씨로부터 지속적인 질책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 간호사에게 “지금 일도 힘든데 한참 어린 딸 같은 아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게 짜증 난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간호사는 수차례 야근을 거듭했으나 초과 근무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휴가 사용 과정에서도 상사의 질책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 간호사는 지난달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으며, 이달 2일에는 서울의료원장에게 이메일로 인력 부족과 괴롭힘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병원 측으로부터 “AI가 도입되면 행정 효율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반복적인 질책이 더 큰 고통”… 가해자 분리 촉구
A 간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새벽이나 주말에도 시간을 내서 일했지만 가해자는 모든 책임을 돌렸다”며 “업무량 고려나 현실적인 개선 조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 번의 큰 폭언보다 지속적인 질책이 심리적 고통을 심화시킨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 간호사가 떠난 후에도 피해자만 떠나는 구조 속에서 괴롭힘이 반복되고 있다”며 법과 제도를 통한 피해자 보호를 요구했다.
◆ 서울시 “의료원 조사 착수… 결과 따라 상응 조치”
서울의료원은 2019년 서 간호사 사망 사건 이후 표준 매뉴얼 개발,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 등 5대 혁신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구조적 개선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서울시는 내규에 따라 신고인과 피신고인의 근무 장소를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위원장으로 하는 서울의료원 감정노동보호위원회에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거쳐 객관적으로 심의한 뒤,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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