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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500만원인데 매달 230만원씩”…서울서 집 사면 20년간 소득 절반 날아간다 [숫자 뒤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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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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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 179.3…3년3개월 만에 최고
중위소득 가구, 월소득 46.1%를 대출 원리금에 써야
7월 금리 인상 여파, 신규 주담대 금리 거쳐 3분기 변수

“월급 500만원인데 매달 230만원씩 갚는다고?”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올해 1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79.3으로 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하면 월소득의 46.1%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 연합뉴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올해 1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79.3으로 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하면 월소득의 46.1%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월 500만원을 버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했다고 가정하면 매달 약 230만원을 원리금으로 갚아야 한다.

 

생활비와 교육비, 보험료를 쓰기도 전에 소득의 절반 가까이가 은행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물론 서울 가구가 실제로 매달 부담하는 평균 원리금은 아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정한 대출 조건을 적용해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산다고 가정한 계산값이다.

 

가구마다 소득과 집값, 대출 규모가 다르지만 월급만으로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가 얼마나 버거워졌는지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집값은 더 뛰었다.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10억4000만원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179.3…전국 평균의 2.9배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79.3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165.1보다 14.2포인트 뛰었다.

 

2022년 4분기 198.6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 분기 대비 상승 폭도 2021년 4분기 17.2포인트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위가격 주택을 살 때 원리금 상환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택가격과 가계소득, 은행의 신규취급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반영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집을 사는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전국 지수는 같은 기간 60.9에서 61.5로 0.6포인트 올랐다. 서울 지수는 전국 평균의 약 2.9배에 달했다.

 

전국 17개 시도 지수가 모두 전 분기보다 상승했지만 100을 넘은 지역은 서울뿐이었다. 세종이 98.3으로 뒤를 이었고 경기 81.1, 제주 70.7, 인천 65.6 순이었다.

 

서울의 주택 구입 부담은 2022년 3분기 214.6까지 치솟은 뒤 2024년 2분기 147.9까지 내려왔다. 이후 다시 방향을 틀어 지난해 4분기 165.1, 올해 1분기 179.3으로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월급 500만원이면 약 230만원 상환

 

지수 179.3이 서울 가구가 소득의 179.3%를 빚 갚는 데 쓴다는 뜻은 아니다. 기준값인 100보다 주택 구입 부담이 79.3% 높다는 의미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총부채상환비율(DTI) 25.7%,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7.9%, 만기 20년 원리금 균등상환을 표준대출 조건으로 적용한다. 지수 100은 소득의 25.7%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부담하는 수준을 뜻한다.

 

서울 지수 179.3에 25.7%를 적용하면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은 46.1%다. 월 소득이 500만원이라면 약 230만4000원을 대출 원리금으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부담은 더 선명해진다. 2024년 1분기 서울 지수는 151.0으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은 38.8%였다. 올해 1분기에는 46.1%로 높아졌다. 2년 사이 월급에서 원리금이 차지하는 몫이 7.3%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46.1%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한다는 가정에 따른 값이다. 기존 대출자의 실제 상환액이나 서울 전체 가구의 평균 지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간가격 아파트도 10억원 돌파

 

서울 집값 상승세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07% 올랐다. 상반기 상승률로는 2008년 8.99%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 3월 9억9700만원에서 6월 10억4000만원으로 4.3% 상승했다. 가격순으로 서울 아파트를 세웠을 때 한가운데 놓이는 주택까지 1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아파트와 단독·연립주택 등을 아우른 서울 전체 주택의 중위가격도 같은 기간 7억5617만원에서 7억8491만원으로 3.8% 올랐다.

 

주택구입부담지수 179.3은 올해 1분기 집값과 소득,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반영한 수치다. 2분기 집값 상승분과 6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10억4000만원은 아직 지수에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체감하는 내 집 마련 부담은 공식 지표보다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보다 신규 주담대 금리가 관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이번 인상이 올해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은 물론, 4∼6월을 대상으로 하는 2분기 지수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주택구입부담지수가 곧바로 같은 폭으로 뛰는 것은 아니다. 지수 산출에는 기준금리가 아닌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용된다.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과 가산금리를 거쳐 신규 주담대 금리에 반영된 뒤에야 지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월급 500만원을 받는 중위소득 가구가 서울의 중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하면 매달 약 230만원을 원리금으로 내야 한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 6월 10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월급 500만원을 받는 중위소득 가구가 서울의 중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하면 매달 약 230만원을 원리금으로 내야 한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 6월 10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변동형과 고정형 여부, 은행별 가산금리와 우대금리에 따라 실제 차주가 체감하는 금리 상승 시점과 폭도 달라진다. 7월 금리 인상의 여파가 나타난다면 7∼9월을 대상으로 하는 3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부터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집값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신규 주담대 금리까지 오르면 주택구입부담지수는 더 상승할 수 있다. 반대로 가구소득이 늘거나 대출금리가 안정되면 부담은 낮아진다.

 

현재 공식 통계로 확인되는 원리금 상환 부담은 소득의 46.1%다. 서울의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산다고 가정하면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20년 동안 빚을 갚는 데 써야 한다.

 

치솟은 집값은 내 집 마련의 문턱만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렵게 집을 산 뒤에도 가계의 소비 여력과 삶의 선택을 오랫동안 옥죄는 빚의 무게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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