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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보완수사 폐지 땐 성범죄 증거 확보 ‘골든타임’ 놓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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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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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형소법 개정 재검토’ 강력 촉구
“정치 검찰 빌미로 범죄 피해자 권익 희생”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인하고 조만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결국 국민의 엄정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준엄히 경고했다. 보완수사권은 국내 성범죄 피해자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보호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평가된다.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범죄 피해자가 바라보는 바람직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한 범죄 피해자가 발언하고 있다. 토론회를 기획한 쪽은 민주당 의원들이었으나, 정작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161명 중 극소수만 모습을 드러내 ‘과연 약자를 위한다는 정당이 맞느냐’는 빈축을 샀다. 뉴스1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범죄 피해자가 바라보는 바람직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한 범죄 피해자가 발언하고 있다. 토론회를 기획한 쪽은 민주당 의원들이었으나, 정작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161명 중 극소수만 모습을 드러내 ‘과연 약자를 위한다는 정당이 맞느냐’는 빈축을 샀다. 뉴스1

여성정치네크워크는 27일 논평에서 “형사사법 체계의 궁극적 목적은 범죄 예방, 실체적 진실 규명 그리고 피해자의 회복 지원”이라며 “대부분의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 권한 축소’라는 취지에 집중한 나머지 범죄 피해자 보호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최근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경우 경찰이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보완수사를 거쳐 형량이 더 무거운 ‘강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장이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살인이었다”고 진술한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광주지검 검사가 사건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들여다본 결과였다. 만일 검찰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장의 범행 동기가 여고생 성폭행이었다는 점은 파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희생된 여고생 부모가 눈물을 흘리며 “가해자가 절대 이 세상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한 것에 공권력이 조금이나마 부응한 셈이다.

 

민주당은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것 없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오는 10월이면 검찰청이 해체되고 그 업무 일부를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떠맡게 된다는 점이다. 여성정치네트워크는 “경찰이 1차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송치하면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고 다시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후 그 결과를 다시 송부받는 구조가 될 경우 사건은 사실상 세 기관을 순차적으로 거치게 된다”며 “피해자 권리 구제가 더욱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걱정했다.

 

여러 범죄들 중에서도 강력범죄와 성범죄, 아동학대 등은 초기 증거 확보와 피해자 진술 확보가 사건의 실체 규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여성정치네트워크는 “검사가 직접 필요한 보완수사를 수행하지 못하고 별도의 기관을 통해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증거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제기된다”며 “그 과정에서 증거 훼손이나 인멸 가능성이 높아지고, 피해자가 추가적 위협이나 2차 피해에 노출될 위험 역시 커질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치 검찰에 대한 견제와 권한 남용 방지는 반드시 필요하나 그 개혁은 국민의 안전과 범죄 피해자의 권익 보호를 희생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단언한 여성정치네트워크는 “충분한 논의 없이 제도를 급격히 변경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국민과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염려했다. 그러면서 형소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민주당을 겨냥해 “피해자 보호와 실체적 진실 규명, 국민 안전이라는 형사사법의 본질적 가치를 중심에 두고 법안을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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