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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무죄 확정 시 의료급여 보류 취소 법 조항, 시행 전 분쟁에 소급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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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기자 h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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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치단체가 ‘사무장병원’ 혐의를 받은 의료기관에 의료급여 지급을 보류한 뒤 추후 무죄가 확정되면 이를 취소하도록 하는 법 조항이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마련됐지만, 새 법 시행 전 이뤄진 보류 처분에는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전남 목포시에서 A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B재단이 목포시장을 상대로 낸 의료급여 비용 지급보류 처분 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이제원 선임기자
대법원. 이제원 선임기자

목포시는 2020년 1월 경찰의 수사결과 통보를 근거로 A병원에 의료급여 비용 지급을 보류했다. 당시 B재단 이사장 등이 의사나 한의사 자격이 없음에도 실질적으로 A병원 등 4곳을 개설해 운영했다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의료급여법에 따르면 수사 결과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고용하고 명의를 가로채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으로 판단된 의료기관에는 시·군·구가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

 

B재단은 수사 결과만으로 비용을 보전 받지 못하게 하는 시의 처분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나고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불복 소송을 냈다.

 

상고심이 진행되던 중 2024년 6월 헌법재판소는 처분의 근거인 의료급여법 11조의5 1항에 대해 위헌성을 인정하되 당분간 효력을 인정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의료급여법에 무죄 확정 판결 등으로 혐의를 벗은 의료기관에 대해 보류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명시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헌재는 명시적인 규율을 마련하고, 하급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을 때도 비용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게양대에 헌재 깃발이 걸려 있다. 뉴스1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게양대에 헌재 깃발이 걸려 있다. 뉴스1

헌재 결정 후인 2024년 7월 구씨 등은 의료법 위반 혐의 형사재판 2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헌재 결정 취지를 반영한 새 법도 지난해 7월 시행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전제로 목포시의 지급 보류 처분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지급보류 처분의 ‘취소 사유’나 ‘보상을 위한 제도적 대안’의 미비를 지적한 것일 뿐, 혐의가 포착됐을 때 지급을 보류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자체까지 위헌이라고 본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지급보류 처분의 취소 사유 등과 관련한 부분이 적용중지 상태에 있어 소급효가 미친다고 하더라도 소 변경이 이뤄지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이 이 사건에서 개정된 법을 이유로 보류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목포시장으로서는 구씨 등에 대한 무죄 판결이 확정된 이상, 개정된 법에 따라 처분을 취소하고 지급 보류된 비용에 그 기간 동안의 이자를 가산해 A병원에 지급해야 함을 지적해 둔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또 2심 재판부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기 전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지도 않은 채 의료급여법 조항에 대한 위헌성이 인정된다고 판결한 점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헌법에 따라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권은 헌재의 전속 권한으로 법원이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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