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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바람 쐬다 가슴 ‘찌릿’… 냉방병만 무서운 게 아니었네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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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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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질환 주의보

급격한 실내외 온도차 심장에 부담
여름 심근경색 환자 겨울보다 많아
두근거림 반복 땐 부정맥 의심해야

땀 많이 흘리면 요로결석 위험 커져
음식 상하기 쉬운 계절 식중독 조심
물 자주 섭취·손씻기 위생관리 필수

무더위와 함께 찾아오는 여름철 불청객은 냉방병과 온열질환만이 아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는 여름에는 평소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증상도 질환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옆구리 통증이나 설사·구토, 가슴 답답함과 두근거림이 대표적이다. 온열질환만큼이나 여름철 주의해야 할 질환들을 살펴봤다.

◆탈수·냉방이 부르는 심뇌혈관질환

심근경색은 흔히 겨울철 질환으로 여겨지지만 여름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2025년 8월까지 통계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여름철이 겨울철보다 많았다. 5개년 누적 환자 수는 6~8월 50만2086명으로, 12~2월 48만8506명보다 1만3500명 이상 많았다. 전체 환자의 약 80%는 남성이었고, 60대 남성 비중이 가장 높았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국숲정원 일대에서 한 시민이 부채질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 용산구 한국숲정원 일대에서 한 시민이 부채질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갑자기 막히는 중증 응급질환이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서 체내 수분이 줄어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과도한 냉방도 위험 요인이다. 무더운 실외에 있다가 강한 냉방이 가동되는 실내로 갑자기 들어가면 혈관이 빠르게 수축해 심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대표 증상은 극심한 흉통이다. 가슴이 짓눌리거나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왼쪽 팔이나 턱으로 뻗치는 방사통, 식은땀이 동반될 수 있다. 다만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는 흉통 없이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무기력감, 메스꺼움, 명치 답답함만 나타나기도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임상엽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발병 후 얼마나 빨리 막힌 혈관을 다시 열어주느냐에 따라 생존율과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며 “증상 발생 직후 응급실에서 신속하게 진단받고 필요할 경우 지체 없이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위는 심장 박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은 심장의 전기신호에도 영향을 줘 부정맥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심방세동은 심장 안에 혈전이 생기게 해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질환으로, 반복되는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이 있다면 단순한 더위 탓으로 넘기지 말고 심전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신동금 교수는 “심방세동은 단순히 맥박이 불규칙한 부정맥이 아니라 뇌졸중과 심부전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폭염 시간대 야외활동을 피하고,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실내외 온도 차는 5도 안팎으로 유지하고, 냉방이 강한 곳에서는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갑작스러운 흉통, 호흡곤란, 식은땀, 실신감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119를 통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두근거림이나 불규칙한 맥박이 반복될 때는 심전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땀 많이 흘리면 찾아오는 요로결석

무더위로 땀 배출이 늘어나는 여름철의 대표 질환은 요로결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월평균 4만2000여명이던 요로결석 환자 수는 7월부터 늘어 8월 4만8300여명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지나는 길에 결석이 생겨 배뇨장애와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표 증상은 산통에 비유될 정도의 극심한 옆구리 통증이며, 구토나 혈뇨가 동반되기도 한다. 다만 결석 위치나 크기에 따라 가벼운 불편감만 있거나 통증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이 없다고 방치해 소변 흐름이 막히면 콩팥에 소변이 차는 수신증이 생길 수 있고, 정체된 소변에 세균이 번식하면 신우신염이나 요로패혈증, 만성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요로결석은 5년 내 환자의 절반가량이 재발을 겪을 만큼 재발률이 높다. 맥주나 커피를 마시면 결석이 잘 배출된다는 속설도 있지만, 알코올은 오히려 탈수를 유발해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 2~2.5ℓ의 물을 충분히 마시고 염분 섭취를 줄이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재발 방지의 핵심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최정혁 교수는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소변이 농축되고, 결석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며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도 결석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결석을 조기에 확인하는 것도 재발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부르는 식중독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음식물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 세균이 빠르게 증식하기 쉬워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한 뒤 설사, 복통, 구토, 발열 등을 호소하는 식중독이 늘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식중독 환자 수는 6만4000여명이었고, 이 가운데 57%인 3만6500여명이 6∼9월에 발생했다. 월별로는 8월이 1만1300여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최근 5년간은 7월 환자가 8월보다 항상 많았다.

식중독은 대부분 수일 내 호전되지만 영유아, 노인, 임산부, 만성질환자는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으로 악화할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원식 교수는 “오염된 음식 섭취 후 발생하는 설사와 구토를 단순한 장염이나 배탈로 여기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며 “식중독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철저한 손 씻기와 음식 조리·보관 과정의 위생 관리만으로도 상당수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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