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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1억 있어도 현금 3000만원 없으면 못 산다”…삼전·하닉 2배 상품, 31일부터 문턱 ‘3배’ [숫자 뒤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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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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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예탁금 1000만→현금 3000만원…주식·ETF·채권은 인정 제외
주식 팔아도 당일 매수 불가…결제 마친 T+2일부터 현금 인정
기존 투자자 추가매수도 적용…20좌 단위 거래 조기 도입 추진

“주식 1억 있어도 현금 3000만원 없으면 못 산다고?”

 

오는 31일부터 개인 일반투자자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을 추가 매수하려면 주식이나 채권과 별도로 계좌에 현금 3000만원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연합뉴스
오는 31일부터 개인 일반투자자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을 추가 매수하려면 주식이나 채권과 별도로 계좌에 현금 3000만원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연합뉴스

계좌에 주식 1억원어치가 들어 있어도 현금이 부족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살 수 없게 된다.

 

오는 31일부터 개인 일반투자자가 국내외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을 새로 사거나 추가 매수하려면 주문 시점에 현금 3000만원을 채워야 한다. 주식과 일반 ETF, 채권 등은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오는 31일부터 시행한다. 국내 상장 상품뿐 아니라 테슬라·엔비디아 등 해외 개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 상장 레버리지 상품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50일 만에 시총 2.7배…규제 시계 빨라졌다

 

지난 5월 27일 상장된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16종목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4조4000억원에서 지난 15일 11조9000억원으로 2.7배 커졌다.

 

하루 거래대금도 5월 27일 10조4000억원에서 7월 15일 13조원으로 늘었다. 출시 50일 만에 하루 10조원이 넘는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으로 커진 셈이다.

 

물론 시가총액 증가분 7조5000억원이 모두 새로 들어온 투자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시가총액은 상장된 수량과 시장가격을 곱해 산출한다. 신규 설정과 환매뿐 아니라 상품 가격이 오르내린 영향도 함께 반영된다.

 

기초자산의 변동성도 크게 높아졌다. 금융당국이 지난 5월 26일부터 이달 10일까지의 일간 수익률 변동성을 연율로 환산한 결과 SK하이닉스는 113%, 삼성전자는 96%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대용증권을 예탁금 산정 대상에서 빼는 보완책을 발표했다. 당초 예탁금 상향은 다음 달 5일쯤, 대용증권 제외는 다음 달 19일쯤 시행할 예정이었다.

 

규제 시행 시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조기 시행 주문이 나온 뒤 앞당겨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시행 시차가 한참 뒤가 아니라 즉시 또는 조기에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필요한 대응 조치를 신속히 과감하게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관계기관과 증권업계의 전산 개발 일정을 다시 조율해 두 조치를 오는 31일 동시에 시행하기로 했다. 기한 안에 전산 개발을 마치지 못한 증권사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거래를 제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주식 1억 있어도 현금 없으면 ‘매수 불가’

 

현재 개인 일반투자자는 기본예탁금 1000만원 이상을 보유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살 수 있다. 현금뿐 아니라 주식과 일반 ETF, 채권 등 대용증권 시가의 70%도 예탁금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계좌에 1500만원 상당의 주식이 있으면 70%인 1050만원을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받아 별도의 현금 없이도 매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31일부터는 계산법이 달라진다. 주식이 1억원어치 있어도 현금이 3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면 신규 매수와 추가 매수가 모두 막힌다. 계좌 평가금액이 아니라 실제 현금 보유액만 따지는 것이다.

 

보유 주식을 팔았다고 곧바로 매수 자격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현재는 주식을 매도한 날부터 매도대금을 현금과 동일하게 인정하지만, 앞으로는 결제가 끝나 실제 현금이 입금되는 T+2일에야 기본예탁금에 포함된다.

 

매도대금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도 예탁금 산정에서 제외된다. 주식을 판 당일 매도대금이나 담보대출금을 이용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곧바로 사들이는 회전매매를 막기 위한 조치다.

 

반대로 주식이나 ETF 등 증권을 사는 데 쓴 금액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주문 즉시 기본예탁금에서 빠진다.

 

◆기존 보유자도 추가 매수하려면 현금 3000만원

 

강화된 기준은 기존 투자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31일 이후 물량을 추가하려면 주문할 때마다 현금 3000만원 요건을 갖춰야 한다. 현금이 기준에 못 미치면 1좌도 추가로 살 수 없다.

 

기존 물량을 파는 것은 가능하다. 매도 거래에는 기본예탁금 요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거래 경험이 쌓인 투자자의 예탁금 문턱을 낮춰주던 관행도 사라진다.

 

지금은 증권사가 거래 개시 후 통상 3개월이 지나면 투자 경험 등을 고려해 기본예탁금 기준을 낮추거나 높일 수 있다. 앞으로는 증권사가 기준을 3000만원보다 높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아래로 낮춰줄 수는 없다.

 

◆괴리율 기준 강화…20좌 거래도 앞당긴다

 

후속 조치도 이어진다. 다음 달 19일부터 모든 ETF·ETN에 대한 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 의무와 관련 제재가 강화된다.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과 실제 자산가치인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괴리율이 커지면 투자자가 상품의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 가능성이 커진다.

 

LP가 관리해야 하는 괴리율 기준은 국내 기초자산 상품이 현행 3%에서 2%로, 해외 기초자산 상품은 6%에서 5%로 낮아진다. 증권사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관리 의무를 위반하면 신규 종목의 유동성공급 업무가 제한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추가 매수하려면 주식 보유액과 관계없이 계좌에 현금 3000만원을 보유해야 한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오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추가 매수하려면 주식 보유액과 관계없이 계좌에 현금 3000만원을 보유해야 한다. ChatGPT 생성 이미지

괴리율이 관리 의무 기준의 2배를 반복적으로 넘어선 ETF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는 절차도 현행 ‘적출→지정예고→지정’의 3단계에서 ‘적출·지정예고→지정’의 2단계로 줄어든다.

 

국내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매매수량 단위를 현행 1좌에서 20좌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20좌는 아직 잠정안이다.

 

당초 11월 시행할 예정이지만 금융당국은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20좌 미만 단주 처리 절차와 증권사 전산 개발을 서둘러 시행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업계와 협의하고 있다.

 

인버스와 커버드콜을 포함한 단일종목 관련 신규 상품 상장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잠정 중단됐다. 기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증권사와 운용사의 광고·이벤트성 마케팅도 지난 16일부터 금지됐다.

 

투자자 사전교육은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난다. 평가점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해당 교육과정을 다시 이수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기본예탁금 강화 이후에도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전문가와 투자자 의견을 수렴해 추가 보완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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