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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헐렁, 퇴근길엔 꽉”…바지 조이는 아랫배, 살 때문만은 아닌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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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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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 차 크면 음식·가스·변비 등 복부팽만 가능성
성인 복부비만 유병률 24.3%…남 90·여 85㎝ 이상
갑자기 배 불러 계속 커지거나 복통·구토·혈변 땐 진료

“아침엔 헐렁, 퇴근길엔 꽉?”

 

아침에는 헐렁했던 바지가 저녁이면 꽉 조일 정도로 배가 불러온다면 음식과 가스, 변비 등에 따른 복부팽만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pexels
아침에는 헐렁했던 바지가 저녁이면 꽉 조일 정도로 배가 불러온다면 음식과 가스, 변비 등에 따른 복부팽만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pexels

아침 출근 전 거울 앞에서는 분명 납작했다. 그런데 퇴근길 지하철 좌석에 앉는 순간 바지 허리가 팽팽하게 조여온다. 살이 쪘나 싶어 저녁을 굶거나 복근 운동부터 시작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배는 다시 들어가 있다.

 

하루 사이 달라지는 배가 모두 체지방 때문은 아니다. 하루 동안 먹고 마신 음식과 장 속 가스·대변, 앉는 자세에 따라 배 모양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시간대와 관계없이 계속 나와 있거나 짧은 기간 빠르게 커진다면 복부지방이나 질환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대한비만학회가 공개한 ‘2025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성인의 복부비만 유병률은 24.3%였다. 남성은 31.3%, 여성은 17.7%로 성인 4명 중 1명꼴이다. 물론 아랫배가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복부비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배가 나오는 시간대와 허리둘레, 통증이나 배변 습관 변화 등 동반 증상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배가 단단한지, 손으로 살이 잡히는지만으로는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질환 여부를 구분하기 어렵다.

 

◆퇴근 무렵만 볼록…음식·가스·변비

 

아침에는 괜찮았던 배가 식사 후나 저녁에 유독 부풀어 오른다면 복부팽만일 가능성이 있다. 하루 동안 들어온 음식과 음료, 소화 과정에서 생긴 가스, 장에 머물러 있는 대변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배가 부푼 느낌을 ‘복부 팽만감’, 실제로 배가 늘어난 상태를 ‘복부 팽만’으로 구분한다. 두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하지만, 배가 부풀었다고 해서 반드시 장 속 가스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복부팽만은 과민성장증후군과 기능성 소화불량, 변비 등 기능성 위장관 질환에서 흔히 나타난다.

 

젖당이나 과당 같은 특정 탄수화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거나 장내 미생물의 변화, 내장 과민성, 장운동 이상으로 장 속 물질과 가스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도 생길 수 있다.

 

흔히 “숙변이 쌓였다”고 표현하지만 의학적으로는 변비나 배변 정체라고 설명하는 게 정확하다. 배변 횟수와 변의 상태, 팽만이 심해지는 음식과 시간을 며칠간 기록하면 진료 때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변비가 있다면 적절한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기본이다. 식이섬유를 갑자기 많이 늘리면 가스와 복부팽만, 복통이 심해질 수 있어 섭취량은 서서히 늘려야 한다.

 

◆앉는 순간 두 겹…자세가 만든 아랫배

 

서 있을 때는 눈에 띄지 않던 아랫배가 의자에 앉자마자 접히는 경우도 있다. 허리를 굽히면 피부와 피하지방 등 복부의 연한 조직이 자연스럽게 접힌다. 체지방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변화다.

 

배에 힘을 빼거나 골반을 뒤로 말고 구부정하게 앉으면 복부가 앞으로 더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 몇 시간 사이 지방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자세와 복벽 상태에 따라 외형이 달라진 것이다.

 

서 있을 때도 배 주변 살이 두껍게 잡히고 최근 체중과 허리둘레가 함께 늘었다면 피하지방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은 동시에 늘 수 있어 배가 단단한지, 손으로 잡히는지만으로 둘을 구분할 수는 없다.

 

윗몸일으키기나 플랭크는 복부 근육과 근지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복근 운동만으로 아랫배 지방을 골라 뺄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최근 건강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던 성인 24명을 무작위로 나눠 진행한 연구에서는 한 집단이 6주 동안 주 5일씩 복부운동을 했지만 복부 피하지방과 허리둘레는 유의미하게 줄지 않았다. 복부 근지구력은 향상됐다.

 

반면 2023년 과체중 남성 16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연구에서는 10주 동안 달리기와 복부 근지구력 운동을 함께 한 집단의 몸통 지방이 달리기만 한 집단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

 

이 연구는 참여자가 16명에 불과하고 남성만을 대상으로 한 데다 복부운동만 별도로 시행한 것도 아니어서, 특정 부위의 지방을 선택적으로 뺄 수 있다는 일반적인 결론으로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랫배 지방을 줄이려면 복근 운동에만 매달리기보다 걷기·달리기 같은 유산소운동과 전신 근력운동, 전체 섭취 열량 조절을 함께 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도 체중 감량을 위해 유산소운동과 대근육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을 함께 권고한다.

 

◆아침부터 그대로…줄자로 확인할 복부지방

 

시간대와 관계없이 배가 계속 나와 있다면 복부지방이 늘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복강 안 장기 주변에 쌓이는 내장지방은 2형 당뇨병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돼 있다.

 

배가 단단하거나 손으로 잘 잡히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내장지방이 많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지표는 허리둘레다.

 

옷을 걷고 편안하게 선 뒤 가장 아래쪽 갈비뼈와 골반뼈 윗부분의 중간 지점에 줄자를 수평으로 두른다. 숨을 편안하게 내쉰 상태에서 재되, 배에 힘을 주거나 줄자로 피부를 눌러서는 안 된다.

 

대한비만학회는 한국인의 복부비만 기준을 남성 허리둘레 90㎝ 이상, 여성 85㎝ 이상으로 제시한다. 체중이나 체질량지수가 정상 범위더라도 허리둘레가 기준을 넘는다면 복부지방과 대사질환 위험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정 음식 하나를 무조건 끊거나 끼니를 굶는 방식은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음주와 야식, 가당음료 등 불필요한 열량 섭취를 줄이고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며칠 새 팽팽해진 배…질환 신호일 수도

 

평소와 달리 배가 갑자기 불러오기 시작해 계속 커지거나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다면 단순한 가스나 체지방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질병관리청은 복부팽만이 갑자기 생겨 빠르게 악화하거나 점점 심해질 때, 혈변이나 체중 감소, 빈혈, 황달, 배에서 만져지는 덩어리가 동반될 때 진료를 받도록 권고한다.

 

복강 안에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복수도 복부팽창과 체중 증가, 갑자기 옷이 조이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복수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간경변이며 신부전과 심부전, 감염, 일부 암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배가 불러오면서 숨이 차거나 발목과 다리가 붓는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심한 복통과 반복적인 구토가 나타나면서 대변이나 방귀가 나오지 않는다면 장폐색 가능성도 있다. 장폐색은 음식물과 수분, 공기, 대변이 장을 통과하지 못하는 상태다. 완전히 막힌 장폐색은 응급상황이므로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같은 사람이라도 음식과 가스, 배변 상태, 자세 등에 따라 아침과 저녁의 배 모양과 바지 착용감이 달라질 수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같은 사람이라도 음식과 가스, 배변 상태, 자세 등에 따라 아침과 저녁의 배 모양과 바지 착용감이 달라질 수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여성은 반복되는 복부팽만과 함께 복부·골반 통증이나 압박감, 조금만 먹어도 금세 배가 부른 조기 포만감이 새로 생겨 사라지지 않는다면 난소를 포함한 부인과 질환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고 특정 질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전과 다른 변화가 지속된다면 검사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저녁이면 배가 눈에 띄게 불어난다면 식사 내용과 배변 습관부터 기록해보는 게 좋다.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배가 나와 있다면 허리둘레를 재본다. 통증이나 혈변, 구토, 뚜렷한 체중 변화가 동반된다면 뱃살을 빼려 하기보다 원인부터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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