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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냐, 중도 지향 우파냐… 둘로 쪼개진 폴란드 제1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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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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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둘러싼 다툼 끝에 사실상 분당 수순
의원 186명 중 40명 이탈해 신당 만들 듯

폴란드의 대표적 우파 정당이자 제1야당인 법과정의당(PiS)이 둘로 쪼개지며 2027년 하원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정계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원집정제 국가인 폴란드에서 도날트 투스크 현 총리는 중도·좌파 연립여당을 이끄는 반면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PiS와 가깝다.

 

폴란드 제1야당인 PiS의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대표(왼쪽)와 PiS 의원으로 2017∼2023년 총리를 지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카친스키 등 당권파의 독주에 반발한 모라비에츠키가 탈당 의사를 밝히며 PiS는 분당이 불가피해졌다. 방송 화면 캡처
폴란드 제1야당인 PiS의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대표(왼쪽)와 PiS 의원으로 2017∼2023년 총리를 지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카친스키 등 당권파의 독주에 반발한 모라비에츠키가 탈당 의사를 밝히며 PiS는 분당이 불가피해졌다. 방송 화면 캡처

24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야로스와프 카친스키(77) PiS 대표는 이날 PiS 소속 하원의원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58) 전 총리에게 출당 조치를 내렸다. 카친스키는 “모라비에츠키가 ‘당과 당론에 충성을 다하겠다’는 서약을 거부한 채 탈당한 것”이란 주장을 폈으나, dpa는 “카친스키 등 당권파가 노선을 달리하는 모라비에츠키를 사실상 축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폴란드 정치권은 모라비에츠키를 따르는 PiS 현직 의원 약 40명이 탈당해 모라비에츠키와 뜻을 함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친스키 등 당권파는 모라비에츠키 계파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PiS는 현재 폴란드 하원에 186석을 보유한 제1야당이다. 모라비에츠키 등이 즉각 신당 창당에 나설 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카친스키와 모라비에츠키의 갈등은 올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친스키는 2027년 11월로 예정된 총선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프셰미스와프 차르네크(49) 의원을 PiS의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차르네크는 정통 우파를 자처하는 PiS에서도 대표적인 강경파 의원에 해당하며, 사실상 ‘극우’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의 자율성을 부정하고 ‘국가가 경제에 강력히 개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 폴란드 총선을 앞두고 PiS의 총리 후보로 지명된 프셰미스와프 차르네크 의원. 극우 성향으로 통하는 차르네크의 부상은 PiS의 노선이 ‘극우’인가, 아니면 ‘중도 지향 우파’인가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초래했다. SNS 캡처
2027년 폴란드 총선을 앞두고 PiS의 총리 후보로 지명된 프셰미스와프 차르네크 의원. 극우 성향으로 통하는 차르네크의 부상은 PiS의 노선이 ‘극우’인가, 아니면 ‘중도 지향 우파’인가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초래했다. SNS 캡처

2017년부터 PiS가 총선에 패배한 2023년까지 총리를 지낸 모라비에츠키는 경제적 자유주의 신봉자다. 그는 PiS 지도부가 차르네크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PiS가 극우 정당으로 변화하는 것은 선거 필패의 길이라고 여긴 모라비에츠키는 카친스키 등 당권파를 향해 “PiS는 중도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우파·중도 연합 정당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카친스키는 이를 거부한 채 되레 모라비에츠키 등 반대파 의원들을 겨냥해 ‘당과 당론에 충성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선언서에 서명하라고 독촉했다. 모라비에츠키는 탈당 의사를 밝히며 “나는 그와 같은 서명 강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내뱉었다.

 

2001년 창당한 PiS는 폴란드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유럽연합(EU)에 적대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한 반(反)독일 정서도 매우 강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회의적이며 옛 사회주의와 비슷한 국가의 전면적 경제 개입을 선호한다.

 

2015년 이래 폴란드 대통령은 PiS 출신이거나 그와 가까운 성향의 정치인이 맡아 왔다. 현 나브로츠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2023년까지는 PiS가 하원 과반 다수당으로서 총리 또한 독식했으나, 그해 11월 총선에서 투스크 현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에 패배하며 야당으로 내려앉았다. 투스크 정부는 친EU·친서방 노선을 추구하며 독일과도 경제·안보 분야 협력 강화를 앞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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